대출금리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은행 여수신금리차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신규취급액 기준 여수신금리차는 1.84% 포인트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2003~2008년 평균 1.79%)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잔액기준 여수신금리차도 6월말 현재 2.49% 포인트로 금융위기 기간인 2009년(2.15%)을 제외하면 2004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예금과 대출금리 간의 차이가 줄어든 데에는 대출 가산금리 규제 강화와 우량·담보대출에 대한 은행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하락한 반면, 수시금리는 예대율 규제로 하락폭이 제약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대출금리의 하락이 여수신금리차 축소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상반기 가계대출금리와 수신금리 간 격차는 1.44% 포인트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2003~2008년 평균 1.77%)을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

상반기 기업대출금리와 수신금리 간 격차(1.95%)가 금융위기 이전(1.81%)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가계대출금리 하락이 금리차 축소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구조개선 계획에 따라 은행들이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저금리 정책금융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은은 최근 지적된 은행권의 대출 가산금리 인상에 대해선 "일부에 국한된 사례"라며 선을 그었다.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현재 은행권의 8월 평균 대출금리는 0.21% 포인트 떨어졌고, 이는 기준금리 인하가 효과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금리를 낮췄던 것을 원위치 하는 데서 비롯된 문제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