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49) 감독이 췌장암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사령탑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인천 구단은 2일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이 지난해 12월28일 구단 측에 사의를 표했다"며 "인천 구단은 고심 끝에 유 감독의 선택을 존중하고, 유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해 5월 인천의 제9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어려운 팀 사정 속에 K리그1 잔류를 위해 지도력을 발휘하던 유 감독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졌다. 몸을 돌볼 사이도 없이 팀을 위해 애쓰던 유 감독이 지난해 10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것.

투병을 하면서도 그라운드를 지킨 유 감독은 인천 선수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고, 인천은 강등 위기를 극복하고 최종 순위 10위(7승13무18패, 승점 34)로 1부리그 잔류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구단은 2020시즌에도 유 감독에게 팀의 지휘를 맡기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유 감독은 생각을 정리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혹시나 자신의 투병으로 인해 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전달수 대표이사, 이천수 전력강화실장 등 인천 구단 수뇌부는 유 감독의 사의에 고심했지만 유 감독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인천 구단은 유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지만 2020년 잔여 연봉을 전액 지급하는 한편 유 감독을 명예 감독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인천 구단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팀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유 감독에게 예우를 다하기 위함이다. 그밖에 인천 구단은 유상철 감독의 치료를 물심양면으로 계속 살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잠시 현장을 떠나 치료에 전념하게 된 유상철 감독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천에서 정말 행복한 기억을 많이 얻었다. 마지막 남은 약속을 지켜달라는 팬 여러분의 외침에 보답할 수 있도록 반드시 완쾌해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는 약속을 했다.

유 감독이 물러남에 따라 인천은 임중용 수석코치 체제로 오는 7일부터 실시되는 태국 방콕에서의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아울러 새로운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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