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복귀, 새보수당 창당, 패트 검찰 기소에 박근혜 탄핵 문제까지
[미디어펜=손혜정 기자]4.15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황 대표가 거론한 '쇄신'과 '통합'의 길목에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신년을 맞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인해 뒤로 밀려있던 '쇄신·통합론' 카드를 다시금 전면에 내세웠다.

패스트트랙 결과는 한국당이 결코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종료됐지만 황 대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듯 총선 승리로 "괴물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사라지도록 반드시 되돌려놓겠다"는 입장이다.

   
▲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황 대표는 새해라는 시점을 터닝포인트 삼아 '보수 통합'과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 첫 행보로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지역을 가장 먼저 찾아가 '전통 보수층' 민심을 호소했으며 한국당의 비례 정당 창당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한 데 이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검찰의 한국당 의원 무더기 기소, 새로운보수당 창당 등 '보수 통합'에 난항을 예고하는 변수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날 불출마를 선언한 3선 여상규 한국당 의원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황교안 체제로는 보수 통합이 힘들다"고 주장하며 "(당 지도부가) 다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우고 아예 대표도 외부 인사로 두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황 대표를 겨냥했다.

아울러 황 대표는 선거법·공수처법 통과 여파에 이어 패스트트랙 검찰 기소까지, 당내 '지도부 책임론'에도 직면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날(2일) 대구시당·경북도당 합동 신년인사회에서는 최교일 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이 "대표가 분명히 말했다. 패스트트랙에 저항해서 기소당한 우리 의원들을 끝까지 지키고 보호해줄 것"이라고 말해 공천 불이익 불안을 해소하고 '보호'의 공언으로 황 대표를 결부시켜 도리어 황 대표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도 빚어졌다.

또 황 대표의 '보수 대통합'에 찬물을 끼얹듯 새로 창당하는 새로운보수당도 고민거리다. 황 대표는 새해 첫날부터 유 의원을 "유아무개"라고 지칭하며 "제가 생각하는 통합은 큰 통합"이라고 발언하는 등 모호하게 선을 긋고 '기싸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재야 인사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는 "아이디어 많은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의 통합 결단이 둘 중 어디로 향해 있는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김무성 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당내에서는 유 의원과의 통합론으로 황 대표를 압박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하며 전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중도보수와의 통합엔 생색만 내고, 눈과 마음은 극우를 향해 있다. 보수통합이라기보단 극우통합이라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당내 반발도 기저에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도 총선 개편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안 전 대표에 대해 "이미 시대가 지났다"는 반응이 속출되는 가운데 여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도 같이 통합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안 전 대표를 통합 대상으로 보았다.

그러나 보수 통합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거론되는 것은 누가 뭐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다.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4선 한선교 한국당 의원은 "황교안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서 불출마를 결심했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 저를 용서해달라"고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언급했다.

한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보수통합의 조건 중 하나로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에 대해 "탄핵의 강을 건너기 전에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며 "총선이란 이벤트에 앞서서 한 번쯤 필요한 순서"라고 사실상 한국당과 유승민계의 통합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어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3일 오후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열고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며 "중진 의원들도 험한 길로 나가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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