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인천 AG)에서 양궁 국가대표팀이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 등 총 9개의 메달을 쓸어담자 현대차그룹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는 30여년간의 정몽구 회장과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 부자(父子)의 대를 이은 양궁사랑의 결실로, 국내 스포츠 중 비인기 종목임에도 꾸준히 이어온 현대차그룹의 '통 큰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 27일 오전 인천광역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를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이 바라보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2대에 걸쳐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 30여년간 애정을 쏟고 있다. 지원 금액만 380억원이 넘는다.

현대차그룹의 양궁 후원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인 1984년 LA올림픽 때 시작됐다.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양궁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본 정 회장이 양궁 지원을 결심한 것이다. 당시 정 회장은 “한국인이 세계 1등을 하는 종목인데 지원을 못 받아 경쟁에서 밀리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후 1985년부터 12년간 양궁협회장을 맡았던 정 회장은 회사에 여자 양궁단을 출범시켰고 이후 현대제철에도 남자양궁단이 생겼고, 정 회장은 현대정공에 지시해 레이저 조준기가 달린 연습용 활을 제작해 선수들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비즈니스 이외의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정의선 부회장도 양궁만은 예외로 대표선수들과 격의 없이 만나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제일 먼저 정의선 부회장(대한양궁협회장)에게 달려간 것도 그 동안 선수들에게 정의선 부회장의 격려와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의선 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대한민국 대표 궁사들의 선전과 사기진작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

정의선 부회장은 종종 선수들을 찾아가 격 없이 식사를 하며 선수단을 격려했으며, 5월에는 선수들에게 블루투스 스피커와 책(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몽스님 저))을 선물하기도 했다.

또 아시안게임 양궁경기가 열리기 이전인 19일에는 계양아시아드 양궁장을 직접 찾아 경기장 시설들을 꼼꼼히 살피며 선수들이 심리적 동요가 발생치 않도록 경기장 운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운영요원과 자원봉사단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식사 및 회식 등을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정 부회장은 여자 리커브 예선 라운드가 시작된 23일에도 점심시간을 활용해 양궁 경기장을 방문해 경기장 시설과 관중석, 선수들의 대기 장소 등의 안전 상황을 체크했다.

이후에도 정의선 부회장은 24일부터 주말(28일)까지 매일 경기장을 찾아가 경기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는 우리 선수를 비롯한 각국 참가 선수들을 격려했다.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인천 서운동 경기장까지 왕복 70㎞ 거리를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녀온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단이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평소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습 공간을 제안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통 큰’포상도 양궁대표단의 이러한 피땀 흘린 노력과 성과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4억원 시상 이후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총 37여억원 이상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양궁 사랑은 스포츠 마케팅 차원이 아니다”며 “정 회장은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피땀 흘려 세계 최정상을 지키는 모습을 임직원들이 배워야 한다고 자주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