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해방 금통위원만 홀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위원은 지난 7월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때도 기준금리 인하 쪽에 표를 던졌다.

3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4년 제17차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정 위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2.25%에서 동결하는 것에 반대하며 금리를 소폭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현재 경기판단에서는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성장경로 측면에서는 하방리스크가 더욱 커졌다"며 "선제적인 정책대응을 위해서는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더욱 효과적"이라며 추가인하를 주장했다.

그는 현재 경기회복 속도로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위원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0.5%로 7월 전망에 비해 성장경로가 다소 하방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전망시에는 금년도 성장률이 다소 하향조정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 성장률도 당초 전망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민간소비도 당초 전망 보다 완만한 속도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화가치 절상 등으로 2분기 명목 GDP 및 GNI가 감소한 것도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을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 보다는 경제 심리 회복 쪽에 무게를 뒀다.

그는 "가계부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현시점은 경기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심리회복이 긴요한 상황으로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방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금리인하 효과가 실현되는 데에는 시차가 존재하며 가계부채의 위험 확대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향후 경제지표의 개선 추이를 주의깊게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게 위원들의 중론였다.

다만, 경기인식은 다소 엇갈렸다.

한 위원은 "국내경제를 살펴보면 완만한 회복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GDP성장률 잠정치가 전기대비 0.5%로 속보치 0.6%보다 소폭 하향조정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3.8%를 다소 하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에는 다시 성장률이 1%대로 회복돼 예상된 성장경로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한 위원은 "우리 경제의 중단기적인 대내외 상황 전개는 지난달 단행되었던 25bp 기준금리 인하가 충분한 통화정책적 대응이 되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한다"며 "내수 부진과 저물가 장기화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 정책금리 인하, 큰 폭의 엔화 절하 등 세계적 양적완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 등은 기준금리의 추가적인 인하 여건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