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헌터라제·그린진에프' 중국 시판허가 앞둬
한미약품, 신약 개발 라인 중 30%는 희귀질환치료제
세계 시장규모 매년 성장세...2024년 300조 넘어설 전망
   
▲ 국내 제약사들이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사진=삼성서울병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업계가 적은 환자수와 크지 않은 이익으로 외면했던 희귀의약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 독점권 인정, 다양한 정책 혜택,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등 다양한 요소들이 유인책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CG녹십자는 올해 상반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 중국 시판허가를 앞두고 있다. 

헌터라제는 지난해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우선 심사대상으로 지정된 만큼 올해 상반기 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허가절차가 끝나면 중국 최초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국에는 허가된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헌터증후군 환자 수는 국내 기준 70~80명, 중국은 110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시판허가 후에는 수익성도 기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업체 관계자는 "헌터증후군은 동아시아에서 비교적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된다"며 “중국 내에는 허가된 치료제가 없어 증상 억제제 정도로 처방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린진에프는 2010년 GC녹십자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다. 중국법인인 GC차이나가 혈장 유래 A형 혈우병치료제의 판매를 통해 쌓은 시장 지배력이 그린진에프의 안정적인 중국 시장 안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GC녹십자는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30여개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중 약 30%를 희귀질환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중 이미 개발된 희귀질환 신약으로는 혈관육종 희귀질환치료제 '오락솔'과 급성골수백혈병을 치료제 'HM43239'가 있다.

오라솔은 지난해 10월 유럽 집행위, 2018년 미국 FDA로부터 혁신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급성골수백혈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 HM43239는 2018년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승인을 받았다. 

연구·개발 대상에서 외면 받아 이른바 '고아 약(orphan drug)'으로 불리는 희귀의약품에 국내 제약사가 다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내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의 가격 인하, 혁신적인 신제품의 부재, 주력상품 제네릭 등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설 입지는 좁아지고 있지만 연구·개발 비용은 임상 단계가 진행될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 때문에 영업이익 절벽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희귀의약품 생산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희귀의약품 생산 규모는 2012년 105억원에서 2017년 596억원으로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는 한화 기준으로 약 140조에 달하며 2024년까지 연평균 11% 이상 성장해 300조를 넘어설 것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전망했다. 

또 국내에선 임상 2상을 마치면 '조건부 허가' 등을 거쳐 시판할 수 있으며 7년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법규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글로벌 시장 규모는 일반 처방의약품 글로벌 시장 성장률인 5.35의 2배 이상이다"며 "제약사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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