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7일 신년사 발표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전격 제의하면서 북한이 호응해 나올지 주목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남북관계에 대해 “남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이제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 남북협력을 더 강화해야겠다”고 말해 지난 남북관계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신년사에 담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남북‧북미 관계의 선순환을 강조해왔지만 북미대화가 막혔을 때 남북협력이 교착 국면을 해결할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던 점을 회고한 것으로 보인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청와대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4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남북협력을 제안했다. 접경지역에 ‘DMZ 접경지역의 생명공동체’ 조성, ‘2032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준비,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 ‘김정은 답방’이다.

문 대통령은 생명공동체를 말하면서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하며 “남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이다. 8천만 겨레의 공동안전을 위해 접경지역 협력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연말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당과 국가사업에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재해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가 포함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생태환경에 관심이 없지 않았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언급한 것은 드문 경우”라는 정부관계자의 분석도 나왔다. 접경지역의 대형 산불이나 중국어선들의 싹쓸이 등도 남북이 함께 협력할 시기가 됐다는 견해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와 관련해선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는 남북한의 상호 안전을 제도와 현실로 보장하고 국제적인 지지를 받기 위해 제안한 것”이라며 “이미 남북은 씨름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동등재한 경험이 있다.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말하면서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사업 추진을 제시하고, 남북 관광 재개 및 북한의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는 남북 정상간 합의사항이자, IOC에 공동유치 의사를 이미 전달한 국제사회와의 약속이기도 하다”며 “반드시 실현되도록 지속적인 스포츠 교류를 통해 힘을 모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이 의장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난달 12월17일 ‘2032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정책건의안 채택했으며, 정세현 부의장은 “이를 위해 도라산역에서 평양역을 잇는 초고속열차(KTX)를 짓겠다는 정도의 메시지는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제1회 동아시아 역도 선수권대회’와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실력있는 선수들이 참가하길 기대한다”며 “올해 ‘도쿄올림픽’ 공동입장과 단일팀을 위한 협의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기해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남북이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해 김 위원장이 답방할 수 있는 여건을 하루빨리 갖추기 위해 남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며 “지난 한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기대에 못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 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평화경제는 분단이 더 이상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 남북한 모두가 주변국가들과 함께 번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에는 체제 보장 속 남북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가에는 남북협력이 평화를 유지시킨다고 설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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