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59조·영업익 7조1000억
반도체·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증대로 반등 '기대'
올해 영업익 38조3220억·반도체 부문 20조 예상
   
▲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크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이 꺾이면서 주축인 반도체 사업의 흑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데다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로 연간 영업이익이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에는 반도체 회복과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증가란 '겹호재'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7조1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6% 늘었으며 전분기 보다는 4.8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26% 축소됐고 전분기 대비 8.74% 줄어들었다. 

실적 하락의 주요 요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다. 

2017~2018년 '슈퍼 호황'을 맞은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악화,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고객사들이 재고를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악화됐다. 고객사들의 구매 감소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기준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2.81달러로 2016년 6월 이후 최저치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선 3조원대를 기록했을 것이란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도 삼성전자에게 타격이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물량 밀어내기와 LCD 가격하락 등으로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이익은 3000억원으로 전분기(1조17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IM 사업 부문은 갤럭시 노트10과 갤럭시 폴드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조2940억원을,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은 의류건조기 등 신가전 판매 확대로 6780억원을 각각 기록했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229조5200억원과 영업이익 27조71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5.85%, 52.96% 감소한 수치다.  

시장의 관심은 올해 실적에 모아진다. D랩,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올해 2분기부터 업황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간 투자를 미뤄왔던 구글 등 클라우드 업체들이 올해부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D램 고정거래가격은 2.81달러로 10~11월 가격을 유지 중이다. 낸드플래시(128Gb MLC) 가격 역시 지난해 저점이었던 3.93달러 대비 12% 오른 4.42달러를 기록했다.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도 올해 실적을 기대하게 한다. 삼성전자는 내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를 열고 갤럭시S10 시리즈의 후속 제품과 갤럭시 폴드의 차기작인 가로축으로 접는 클램셸(조개껍질) 폴더블폰을 공개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체들이 1분기에 서버, PC 드램 고정거래가격 인상을 시도 중"이라며 "8GB, 256GB 이상의 드램, 낸드를 탑재하는 5G 스마트폰의 출하 증가에 따라 스마트폰 내 반도체 내장량 증가율이 성장하며 올해 반도체 부분이 실적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가 매출 260조원, 영업이익 38조3220억원으로 각각 12%, 41.5% 늘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만 20조원에 이르고 5G 효과로 IM사업에서 1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잠정 실적 발표에 이어 이달 말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등 결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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