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공주 태어나면 '태' 봉안한 곳…25곳 중 13곳만 잔존 확인
   
▲ 가평 중종대왕 태실 [사진=경기도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기도는 조선왕실 태실(태봉) 문화재에 대한 최근 조사에서, 절반 정도가 사라졌거나 사라질 상황에 놓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적극적인 보호·관리에 나서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태실은 왕자·공주·옹주가 태어나면 길지를 선정해 태(胎)를 봉안한 곳으로, 학계에서는 세계적으로 드문 '태문화'로 평가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다수가 파괴되거나 훼손됐으며, 해방 후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에서도 여러 곳이 사라졌다.

지난 2008년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 당시 경기도에서는 태실 25곳이 확인됐는데, 이는 경북(37곳)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경기도는 이들 25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보존실태를 조사한 결과, 13곳은 잔존이 확인됐으나 12곳은 멸실됐거나 위치가 불확실한 것으로 파악했다.

잔존 태실 중 시군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곳은 가평 중종대왕 태실, 화성 정숙옹주 태실, 포천 만세교리 태봉, 포천 익종 태봉 등 4곳이다.

또 태실비 등 유물이 보존된 곳은 가평 영창대군 태실, 김포 조강리 태실, 안산 고잔동 태실, 연천 회억옹주 태실, 포천 무봉리 태실, 안성 영조 옹주 태실 등 6곳이다.

태실비가 일부 유실되는 등 보존상태가 부실한 곳은 3곳으로 확인됐고, 고양 세종 장녀 정소공주 태실 등 7곳은 이미 사라졌으며, 광주 성종왕녀 태실 등 5곳은 위치를 찾을 수 없다.

경기도는 잔존이 확인된 태실은 도 문화재 지정 또는 승격을 통해 보호하고, 찾지 못한 태실은 추가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정식 문화유산과장은  "경기도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41곳 중 31곳을 보유한 왕실문화의 보고(寶庫)"라며 "학계와 중앙부처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보존계획을 수립, 지역의 문화자원 보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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