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4곳 건설사 1400여 명 이라크 현지 근무
중동 정세 불안 지속되면 향후 해외 수주 악영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이란이 지난 8일 미국의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를 공습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내 14여곳의 건설사 1400여명이 이라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데다 중동의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 향후 해외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현지에 진출에 있는 건설사들은 저마다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며 이라크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한화건설이 시공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사진=한화건설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 현재 이라크에는 현대건설,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 14개 건설사가 35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현장에는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1381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에는 660여명,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는 390명이 각각 일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서 알 포 신항만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약 73명의 직원이 컨테이너터미널 1단계 공사, 방파제, 접속도로 등 4개 프로젝트를 맡아 이라크에 체류 중이다. 

포스코건설도 이라크에서 도시재건사업, 카밧 화력발전소 공사 등을 하고 있다. 카밧 공사 현장에 있는 한국인 직원은 31명이다. 

이들 건설현장은 공습 지점과는 수십㎞에서 최대 수백㎞까지 떨어져 있는 만큼 공습에 따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상적으로 현장은 운영 중이나 외부 이동 등을 제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현장이 공습 지역과 약 210㎞ 떨어져 있어 피해는 없었다”며 “외교부 지침대로 임직원의 이라크 입국 등을 중단했고, 외부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사내 비상대책반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앞서 지난 2014년 리비아 내전 당시 수백여 명의 현장 인력을 항공과 해상로를 통해 철수시킨 경험이 있다. 

건설업계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상황에 안도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향후 해외 건설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찬바람이 부는 해외 건설 수주가 더욱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10억 달러(24조3873억원)에 그치며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라크 정세가 안정되면서 국가 재건을 위한 공사 발주가 늘 것으로 기대됐었지만 미국과 이란 간 군사 갈등으로 완전히 상황이 반전됐다”면서 “갈등이 장기화되면 중동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한국 건설업체의 텃밭’ 중동 수주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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