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12월 유지해온 '경기 부진' 표현 삭제
   
▲ 산업단지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 경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경기 우려 수위를 낮췄다.

지난해 4월 이후 유지해 온 '경기 부진' 표현을 삭제했지만 "아직 우리 경제가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와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가 9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2020년 1월호에서는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작년 11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생산 증가폭이 확대되고, 경기선행지표도 개선됐다"며 '경기 부진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재작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경기 상황을 '둔화'로 보다가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수위를 높여 '부진'이라는 평가를 이어왔으나, 이번 1월호에서 10개월 만에 부진 표현을 삭제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투자와 제조업은 아직 나아질 가능성이 안 보이지만, 소비는 당분간 괜찮은 지표가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낮아진 게 맞다"며 "전반적으로 지표들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 '부진' 표현을 뺐다"고 설명했다.

KDI는 "광공업 생산이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반도체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선행지표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작년 11월 광공업생산은 감소폭이 전월 -2.1%에서 -0.3%로 줄었는데, 반도체 증가폭이 확대(11.7%→30.9%)된 영향이 크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9.4)과 유사한 99.3이었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8.8)보다 소폭 상승한 99.2를 기록하며,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에 대해서도 "부진이 전반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소매판매액이 작년 11월 내구재, 비내구재, 준내구재 모두 증가세를 나타내며 3.7%의 증가율을 보였고, 소비 관련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0.8%)보다 높은 2.5%의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소비자심리지수도 기준치를 상회하는 100.4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수출은 감소폭이 축소(-14.4%→-5.2%)됐으며,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KDI는 투자와 제조업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작년 11월 설비투자는 항공기 투자 등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보합에 그쳤고, 건설투자도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조업은 생산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재고율이 높은 가운데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며 부진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한편 세계 경제에 대해선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주요국의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경기 불안 요인도 다수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올해 공급과잉 흐름이 유지되면서 작년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국제원유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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