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3원칙 수용 공개 약속 요구에 황교안 확답 피해
   
▲ 황교안 한국당 대표(왼쪽)와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사진=(왼쪽)자유한국당 (오른쪽)새보수당 블로그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신통추위)가 9일 기구 구성에 합의하면서 통합 신당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작부터 '불협화음'이 터져나왔다.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 및 시민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어 혁신통추위 구성에 전격 합의하고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4시간만에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가 연석회의에서 발표한 합의안 일부 내용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우선 오전 연석회의 발표에 따르면 혁신통추위 위원장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맡게 됐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이양수 한국당 의원, 정병국 새보수당 의원, 친이계 좌장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 주축의 국민통합연대, 무소속 이언주 의원으로 주축으로 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자유와공화 플랫폼, 바른사회시민사회 등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우리공화당은 이 자리에 함께하지 않았다.

통추위 출범과 세부 합의사항으로는 △더이상 탄핵 문제가 총선 승리의 장애가 돼서는 안될 것 △대통합 원칙은 혁신과 통합 △문재인 정권을 반대하는 중도·보수 모든 세력 대통합 추구 △대통합 정신을 담고 실천할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 등의 6원칙 내용이 담겼다.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3원칙을 수용한다는 명시적 메시지를 전달했냐'는 질의에 "새보수당 입장을 반영한 내용"이라며 "양당이 다 동의했다"고 답변했다.

   
▲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사진=하 대표 페이스북

그동안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줄곧 제안했던 '보수 재건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 허물고 새집 짓다 등을 골자로 하며 혁신통추위 합의 사항은 유 의원의 3원칙이 모두 반영된 것이었다.

그러나 하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보수당의 보수 재건 3원칙을 충실히 반영한 6원칙이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동의하고 환영한다"면서도 "오늘 시민단체 6원칙에 녹아있는 3원칙에 대해 황 대표가 동의하는지 대표 본인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하 대표는 박형준 교수가 혁신통추위원장을 맡게 된 것에 대해서도, 위원장 인선에는 합의하지 않았다며 재논의를 요구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을 위해서는 3원칙에 대한 황 대표의 '공개적인 동의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수차례 강조하며 "최소 형식상 황 대표나 (한국당) 의원 전원의 서약이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하 대표는 "황 대표가 (3원칙 수용 여부를) 발표하려다 내부 반발로 못한 모습을 보인 적 있다. 대표가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을 논의하면 불안정해진다"며 "저희는 확고한 약속 없이 통합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하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바로 다음 순서로 기자회견을 가진 박 교수는 '혁신통추위원장 수락 인사'를 발표하며 "어려운 시기에 무거운 일을 맡게 됐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이번 총선은 대선 같은 총선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 세력의 기틀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 시기 보수의 잘못과 오류 반성해야 한다"며 "하나로 모으라는 국민적 염원과 요구는 어느 때보다 높다"고 분열 극복을 강조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춘천 스카이컨벤션웨딩에서 열린 한국당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3원칙' 관련 질문에 "지금 보수가 통합하는 과정 중인데 다 모이다 보면 여러 건의가 있다. 그런 것들이 잘 아우러져서 결과적으로 우리 자유시민 세력들의 통합을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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