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자율적 경쟁 통해 행사장 주변지역 활성화 절실
"국제행사 행사장이 섬이 되면 행사가 망한다"
[미디어펜(미국 라스베이거스)=김태우 기자] "국제가전 박람회(CES)의 성공에는 라스베이거스의 노력보다 이곳에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호텔과 기업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CES2020이 열리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7일(현지시각) 오후 기자와 만나 "아무리 첨단 기술과 신기술이 있는 행사를 진행해도 주변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곳에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은 "조건을 만드는 것은 정부와 지역자치단체가 아니고 기업들의 자율적인 경쟁에 따라 만들어 지는 것"이라며 "일회성 정부 이벤트가 아니라 꾸준한 성장을 위해 자율경쟁 구도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시책으로 당장의 이벤트를 진행해 이목을 끌 수 있기는 하겠지만 이것이 행사 본연의 취지와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이벤트를 위해서는 주변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규제완화가 필요하고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해 사람이 모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정 회장은 주장했다.

정만기 회장이 자동차산업협회장이 된 후 CES에 참석한 것은 이번 이 처음이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올해 자동차산업협회장으로는 처음 행사에 참석해 다양한 부스를 둘러봤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의 분위기에 반했다고 말했다. 각각 호텔마다 테마와 스토리가 있고 이런 이야기를 듣고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에 깊은 인상을 받아 또 방문을 하고 싶게끔 한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이 조성돼 있기에 CES 역시 매년 큰 흥행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라스베이거스가 과거의 경제부흥기 만큼의 활성화를 보이고 있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공간이다. 

사막 한가운데 인공으로 만들어진 곳이 라스베이거스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대형 국제행사를 한 달에 3~4건 소화하고 있고, 연휴가 되면 누구나 찾고 싶어하는 곳이 라스베이거스다. 

그는 "이런 환경은 미국정부의 계획도 있었겠지만 지속적인 기업(호텔)간 경쟁을 벌였고, 그 상황에서 더 큰 시너지가 발휘되며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면 국내의 경우 국제행사를 소화할 수 있는 장소들이 몇 곳 있지만 거의 섬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최신의 첨단 기술을 갖다놔도 흥행을 기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환경자체가 행사의 흥행을 보장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산의 킨텍스의 경우 지리적인 입지가 좋지 않고 주변에 대규모 주거공간이 형성되며 오롯이 킨텍스에서 열리는 행사만을 보고 방문해야 되는 약점을 갖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경우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너무 힘든 여정을 소화해야 된다. 주변에 아무런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숙박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방문자 모두를 소화해 낼 수는 없는 규모다. 

당초 국내 국제행사를 소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킨텍스가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격년으로 진행되는 서울국제모터쇼 역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 아니라 이곳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들이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수소모빌리티+쇼'를 준비하고 있는 정만기 회장으로선 이같은 여건이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 

이에 정 회장은 "부스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자체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도록 하고 투표를 통해 우수 이벤트를 뽑고 수상 하는 등의 방안을 준비중이다"며 "업체간의 경쟁을 통해 관람객들이 보다 즐거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전했다.

정만기 회장이 이번 CES2020을 둘러보고 가장 크게 걱정한 것은 중국 전기차 업체 바이톤이었다.

군산공장에서 조립이 진행될 바이톤의 전기차가 국산차로 둔갑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을 때의 걱정이었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바이톤의 전략에 국내 업체들이 위축될 것에 대한 우려다. 

바이톤의 전기차는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재활용해 생산되는 만큼 국민 정서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국내기업들과의 동맹으로 서비스를 원활히 할 경우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정만기 회장은 "스마트폰의 기능이 모두 들어간 전기차가 국내에서 생산된다면 선택을 하지 않을 국민이 없을 것이다"며 "이런 기세로 수입브랜드가 내수시장에서 성장한다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다시 고려해 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현재의 정부가 규제라는 이름으로 미래차 산업의 성장을 발목 잡는 일은 최소화 해야 한다"며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등 경쟁력을 보유한 기술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경합을 벌일 수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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