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증시는 별다른 반사효과를 얻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 가운데 백신‧남북경협‧방산 등 단기 테마주들에 자금이 몰려 증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4월 총선국면이 도래하면 정치 테마주 역시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서도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좀처럼 감소하지 않고 있다. 미국 증시의 경우 최근 이란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제재가 아닌 경제 제재 위주로 이란 사태에 대응할 뜻을 밝히면서 증시는 안정을 되찾았다.

   
▲ 사진=연합뉴스


잠시 끊겼던 뉴욕증시 3대 지수의 ‘사상 최고치’ 흐름도 재개된 모습이다. 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81포인트(0.74%) 상승한 2만 8956.9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전장보다 21.65포인트(0.67%) 오른 3274.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74.18포인트(0.81%) 상승한 9203.43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모습이다.

이란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 증시 역시 최근의 하락폭을 회복한 것은 사실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일주일 만에 장중 22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뻗어가는 모습에 비하면 상승세는 다소 제한되고 있다. 이날 오전 국내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5~0.6% 상승한 수준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주가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것과는 별개로 소위 ‘테마주’는 기승을 부리는 모습이다. 최근 각광을 받은 증시 테마는 방산‧백신‧남북경협 등이다. 이란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국제유가 상승과 전쟁 가능성 등을 빌미로 화학주와 방산주가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는 진정된 상태다.

지난 9일에는 원인 불명의 폐렴 의심환자가 처음으로 신고됐다는 소식에 체시스, 제일바이오, 이글벳 등 백신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이날에도 0.5~2.5%대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정밀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자 철도 테마주들을 비롯한 남북 경협주도 들썩였다. 지난 9일 현대로템이 7%대 급등한 것을 비롯해 대아티아이, 부산산업, 푸른기술 등이 함께 급등했다. 정부가 여의도 면적 26.6배에 해당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추가 해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는 비무장지대(DMZ) 관련주들도 요동쳤다. 

오는 4월 15일로 예정된 총선 국면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정치 테마주들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안철수 전 의원이 정계복귀를 사실상 선언하면서 관련주들이 들썩인 현상은 그 전조를 잘 보여줬다.

테마주의 특징은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탈과는 전혀 별개로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어떤 상장기업의 대표가 특정한 화제인물과 동향‧동문이라거나, 심지어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순식간에 폭락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테마주에 의존하는 모습이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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