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대책 이후 서울 집값 3주째 둔화…지방 도심 풍선효과
   
▲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인 12·16대책과 연초 비수기가 겹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상승폭이 지난주 대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서울이 오를대로 올랐다는 판단을 하고 서울을 벗어나 지방 부동산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7% 상승했다. 지난달 16일 0.20%를 기록한 이후 3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15억원 초과 고가아파트가 몰려 있는 동남권(강남 4개구)은 오름폭이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04%로 줄었다. 

서초구가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2%로 감소했고 강남구는 0.09%에서 0.05%, 송파구는 0.07%에서 0.04%로 각각 상승폭이 둔화했다. 

이같이 서울 집값의 상승폭이 꺾이자 지방 곳곳에서 온기가 돌고 있다. 특히 침체됐던 울산과 경남 진해, 창원 등의 지방 부동산 시장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2단지’ 전용면적 101㎡는 지난달 8억2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썼다. 3~4개월 전보다 1억원가량 상승한 것이다. 그동안 울산 집값 하락을 주도했던 북구에서도 최고가 단지가 등장했다. 매곡동 ‘드림인시티에일린의뜰1차’ 전용 84㎡는 3억6000만원에 실거래가 완료됐다.

또한 남구 무거동 ‘삼호주공’은 최근 71건의 매매거래가 집중됐다. 550가구 규모인 이 단지의 10%가 한두달 새 집주인이 바뀐 것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도심에서는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지난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번진 영향이 크고, 집값이 이제는 바닥을 쳤다고 판단하고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면적대 위주인 옥동 ‘도성아파트’도 지난달 24건의 매매가 있었다. 매매가격이 1억원 중반대로 전세를 낄 경우 목돈 4000만~5000만원대로 매수할 수 있는 단지다. 

집값이 3년 내내 떨어지던 창원 부동산시장에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창원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가을부터 9주째 반등하고 있는 것. 직전엔 185주 연속 하락 변동률을 기록해 사상 최장 기간 집값이 떨어지던 곳이다. 하지만 성산구와 의창구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작해 최근에는 진해구까지 상승전환에 성공했다. 

창원과 부산 사이에 껴 동반하락을 면치 못하던 김해 역시 3개월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율하지구에 들어선 ‘원메이저푸르지오’ 전용 84㎡는 연초 대비 5000만원 안팎 오른 3억7100만원에 거래됐다.

또 ‘미분양의 늪’으로 불리던 천안에서는 주인 없는 아파트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천안의 미분양아파트는 378가구로 2018년 1월(4782가구) 대비 91% 감소했다. 미분양관리지역 3년여 만에 해제를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서북구의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해당 지역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건 서울의 유동자금이 묶여 지방으로 옮겨간 풍선효과도 있지만 새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기존 구축 아파트들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 아파트값이 주춤한 데에는 이미 정점을 찍었기 때문일 수 있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서울 집값이 옥죄여 있어 지방 지역이 잠깐 반짝이는 것일 뿐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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