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다양한 연구와 실험 진행
20여명 오디오 전문 인력, 삼성전자 ‘사운드 혁신’ 주도
[미디어펜(미국 발렌시아)=조한진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삼성전자 제품에서 나는 사운드에 대한 평가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컨슈머리포트는 물론,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은 삼성전자 TV·사운드바 등 제품 사운드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운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 바로 '삼성 오디오 랩'이다.

9일(현지시간) 찾은 삼성 오디오랩에서는 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소리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에 위치한 삼성 오디오랩.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산하 음향 기술 전문 연구소인 삼성 오디오랩은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에 위치하고 있다. 이 시설은 1600㎡(484평) 규모의 공간에 무향실, 청음실 등의 응용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삼성 오디오랩에 근무 중인 20여 명의 오디오 관련 전문 인력 중 절반 이상은 음향 관련 석박사 학위 보유자다. 8명은 엔지니어인 동시에 현재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구성원 모두가 소리와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삼성 오디오랩에서는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소리흡수가 뛰어난 유리섬유로 둘러 쌓인 무향실에서는 최적의 소리를 찾기 위한 테스트가 끊임없이 반복됐고, 청음실에서는 삼성전자 제품과 타사 제품을 비교하는 블라인트 테스트를 통해 장단점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었다.

실제 청음실에서 들어본 오디오랩의 2채널 시제품 스피커는 풍부한 저음과 선명한 고음을 내며 흡사 서라운드 스피커 시스템을 구현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출시 예정인 파티 스피커는 온몸을 울릴 정도의 강렬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 앨런 드밴티어 삼선전자 오디오랩장 상무가 연구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앨런 드밴티어 삼선전자 오디오랩장 상무는 “삼성 제품과 비교를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정확한 테스트 결과를 위해 제품의 위치 등 세부적 부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과의 시너지에 대해 드밴티어 상무는 ”하만 인수 후에 음향 개발 부분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 전에도 하만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하만과)같이 일하면서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오디오랩이 개발에 참여한 첫 제품은 지난 2015년 CES에서 공개한 '무지향성 무선 360오디오'다. 이 제품은 어떤 공간에 위치해도 360도 전방위 입체음향을 구현하고,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오디오 시장 트렌드를 이끌었다.

다음 제품은 사운드바였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상향 스피커를 본체 및 별도 분리형의 후방 스피커에 내재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바를 개발함으로써, 누구나 가정에서 손쉽게 상하좌우에서 쏟아지는 듯한 멀티채널 사운드를 구현했다.

   
▲ 삼성 오디오랩 무향실에서 삼성전자 TV가 테스트 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2019년 프리미엄 사운드바인 HW-90R은 트러스티드 리뷰, AV 포럼 등에서 만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삼성 오디오랩은 삼성 TV의 음질 혁신에도 많은 기여했고, 다수의 음향 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오디오랩의 논문 3편이 오디오 음향 협회가 선정한 2019년 톱 10 논문에 선정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선정된 논문은 △음향 성능 최적화를 위한 스피커 포트 디자인 △소리 왜곡을 보정하는 비선형 제어 기술 △근거리 반응 기술을 이용한 헤드폰 음향 개인 최적화 기술 등 총 3개다.

삼성 오디오랩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음향 기술 선도는 물론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TV 사운드 기술과오디오 제품 간의 시너지를 통해 삼성전자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 오디오랩의 기술을 통해 올해 QLED 8K 신제품은 화질뿐 아니라 사운드에서도 진일보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삼성 오디오랩의 청음실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사운드가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움직이는 기술인 ‘OTS+’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TV만으로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구현이 가능해져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 등 화면에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또 OTS 기술은 '딥러닝 AI' 를 활용해 재생 중인 콘텐츠의 장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3D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어떤 사운드가 입력돼도 스테레오와 5.1 채널 등으로 입체감 있는 최적의 멀티 채널 사운드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TV와 사운드바를 연결해 사용할 때, TV와 사운드바의 스피커를 모두 활용해 최적의 사운드를 찾아주는 ‘Q-심포니’ 기능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 기술은 HW-Q800T와 컴비네이션으로 2020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AI를 활용한 콘텐츠 상황에 따른 장면별 자동 음향 설정에 이어 올해는 TV를 시청 중인 공간의 환경을 인지, 분석해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 삼성 오디오랩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년형 QLED는 사운드 센서를 통해 영상의 소리를 자동으로 해당 공간에 최적화해줄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주변 소음까지 고려한다.

예를 들어 영화 콘텐츠 시청 중에 믹서기가 동작하면 소리가 들리지 않아 이야기의 흐름이 끊길 수 있다. 그러나 AVA 기능을 켠 상태에서는 믹서기가 동작할 때도 대사가 또렷이 들려 소음과 상관없이 어떠한 환경에서도 끊김 없는 QLED만의 새로운 시청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