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제6호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인가를 추진하던 신한금융투자가 라임 사태에 발목이 잡히면서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시선이 쏠리는 모습이다. 두 회사 모두 자기자본은 인가요건인 4조원 이하지만 하나금투의 경우 하나금융으로부터의 자본확충, 메리츠종금은 순이익 증가에 따른 요건 충족을 염두에 두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신규 초대형IB를 둘러싼 업계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목표로 추진된 초대형IB 육성방안은 현재까지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개의 초대형 투자은행을 탄생시켰다. 이들은 모두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회사들이다.

   
▲ 사진=연합뉴스


초대형 IB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발행어음업무(단기금융업)의 경우는 현재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만 영위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단기금융 인가를 받는 시점보다는 6호 초대형IB 사업자가 탄생하는 시점이 더욱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적극적인 자본확충에 나서며 초대형IB 인가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겼다. 무난히 신한금투가 6호 사업자로 지정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라임 사태’라는 의외의 복병이 나타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신한금투가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투자 자산의 부실 정황을 알고도 펀드 판매에 나섰거나, 일부 과정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초대형IB 지정은 사실상 힘들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상황이 바뀌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회사는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 두 곳이다. 작년 3분기 기준 하나금투와 메리츠종금의 자본 규모는 각각 3조 4298억원, 3조 6616억원으로 인가요건인 4조원을 하회하고 있다. 두 회사의 자본확충 시점과 방법에 따라 초대형IB 인가를 둘러싼 상황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투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을 추진한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이 올해 상반기 중 유상증자가 추진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단, 유상증자와 관련된 의사결정은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에서 하기 때문에 하나금투가 스스로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는 유상증자에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대신 ‘순이익 증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 측 관계자 역시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는 코멘트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의 경우 현재 순이익 증가폭을 감안할 때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 4조원 돌파가 가능해 보인다”면서 “하나금투나 메리츠종금이 초대형IB로 추가 지정되면 단기금융업 시장도 자연스럽게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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