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저자이기도 한 법무연수원 김웅 교수

"검찰개혁이라 속이고 경찰공화국" 문 정부 비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드라이브가 검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과 범여 정당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에 대해 베스트셀러 '검사내전' 저자인 현직 부장검사가 14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사의를 표명했다.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았던 김웅 법무연수원 교수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국민에게 검찰개혁이라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지적하면서 사직 의사를 밝혔다.

   
▲ 부장검사인 김웅 법무연수원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비판하면서 검찰을 떠나겠다고 밝혔다.(자료사진)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조 전 장관 임명을 공개 반대했던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가 지난 7일 명예퇴직한 것에 이어, 13일 정희도 대검 감찰2과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고위급 인사에 대해 "특정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기 위한 인사다. 가짜 검찰개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 지난해 7월 연구직으로 사실상 좌천됐던 김웅 교수는 이날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면서 "이 법안들(검경 수사권 조정)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며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불편해지며 수사기관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며 "검찰 가족 여러분,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라.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 우리는 민주시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악함에 복종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라며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문재인정부를 향해 "엊그제부터 경찰개혁도 할 것이라고 설레발 치고 있다. 하지만 사기죄 전문 검사인 제가 보기에 그것은 말짱 사기"라며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이 아닙니까? 그래서 검찰개혁을 외치고 '총선 압승'으로 건배사를 한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수사 대상자에 따라 검찰개혁이 미치광이 쟁기질하듯 바뀌는 기적 같은 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라며 "언제는 검찰의 직접수사가 시대의 필요라고 하면서 형사부를 껍데기로 만드는 수사권조정안을 밀어붙이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