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킬 것으로 보여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아울러 호주 장애인 아파트 임대사업 관련 사모펀드인 'JB호주NDIS펀드' 역시 손실 위기에 몰리면서 KB증권‧JB자산운용 등 금융사들이 연초부터 대규모 송사에 휘말린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실 투자 의혹을 받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5000억원 규모의 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라임 측은 은행과 증권회사 등 펀드 판매사들에게 '라임 크레디트인슈어런스무역금융펀드(CI)'의 환매 중단을 예고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펀드의 만기는 오는 4월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환매 중단은 라임이 작년 10월 메자닌·사모사채·무역금융 등 3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기 전 시점부터 이미 예고돼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가 된 3개 펀드의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펀드의 자산을 이미 작년 9월경부터 속칭 ‘돌려막기’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이번 CI 펀드는 애초에는 부실 펀드가 아니었음에도 다른 펀드의 부실을 만회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형국이다. 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올해 4월 만기에 투자금을 회수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상황이 앞으로 더 반복된다면 이미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라임 사태 피해금액은 더욱 커질 것이 확실시 된다.

이번 사태는 이미 법정 송사로까지 번졌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약정금 5000만원 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다. 라임운용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의 경우 작년 10월 환매연기에 대한 ‘공동대응반’을 결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 판매사 역시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여 소송전의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라임 이외에 KB증권과 JB자산운용 역시 작년 12월경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으로부터 부당이득금 반환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다. 호주 장애인 아파트 임대사업 관련 사모펀드인 'JB호주NDIS펀드'가 계약 위반으로 손실 위기에 처하면서 그 여파가 국내 금융사들에게까지 미친 형국이다.

KB증권은 이미 작년 3분기 보고서에서 해당 펀드의 ‘원금손실’ 가능성을 공식 보고했다. 3265억원의 펀드 및 신탁상품 중 약 85% 정도는 회수가 이뤄졌지만 나머지 금액에 대한 추가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펀드의 손실이 확정될 경우 판매사인 KB증권과 운용사인 JB자산운용 간에도 소송이 펼쳐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피해금액도 크지만 금융사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에 타격을 줬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라면서 “금년 들어 각 금융사들이 소비자보호 시스템을 강화했지만 한 번 무너진 믿음을 복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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