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의 3대 의혹 수사팀을 해체하지 말라" 청와대 국민청원 열흘만에 23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어떤 존재일까? 국민보다 조국 한 사람이 문 대통령에게는 더 애틋한가 보다. 1:99의 게임 같다. 대통령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감정을 내비치는 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더욱이 그 상대가 피의자라면.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조국 전 장관을 겨냥했던 윤석열 검찰 총장은 '초법적', '인사 프로세스 역행'이라고 비판했다.

전 국민 앞에서 고초를 겪었다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과연 어떤 고초를 당했을가? 대통령이 콕 집어 말할 만큼 조국 전 장관은 정의로웠을까? 검찰의 수사를 뭉개버릴 만큼 법을 떠나 윤리나 도덕적으로 떳떳한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공감할 수 없는 특혜·특권이 차고 넘친다.

검찰 개혁은 조국 한 사람을 위한 것처럼 비춰진다.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쓰나미처럼 덮쳤다. 유재수 사건도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 의혹 건도 그렇고 휩쓸려 갈 조짐이다. 법치의 몰락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신의 입으로 두 말 한 것도 모자라 왜 우리 편을 괴롭히냐고 투정한다. 

   
▲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구하기가 선을 넘고 있다. 아울러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를 지지하는 국민청원은 15일 현재 23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을 향해 '마음의 빚'을 고백하는 순간 국민들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 조국이 아니라 국민들을 향해 '마음의 빚'을 털어 놓았다면 4년차에 접어든 문 정권의 길은 달라졌을 것이다. 공사가 모호한 리더의 전형을 보였다.

이해가 간다. 지금껏 숱한 낙하산도 다 그러한 이유 때문이리라.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를 비판했던 사람들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달을 보고 짖는 개 신세조차 못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으리라. 달의 몰락은 스스로 비우지 못함에 채울 수 없음을. 

조국을 놓아 주고 갈등을 끝냈으면 한다고 했다. 공수처법과 검찰 개혁 조정법안의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그분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을 통해 밝혀질 일이라고 덧붙였다. 수사 검찰의 팔 다리를 다 잘라 놓고 재판 운운한다. 후안무치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뇌물수수 등 11개 범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 개인이 대한민국을 이토록 갈등과 분열로 두 동간 낸 적은 없다. 가장 정의롭지 못한 방법과 공정하지 않은 절차로 특권과 특혜를 누렸다. 그를 대통령이 옹호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청와대가 검찰 수사와 인사에 관여했던 악습을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며 "대통령에게 주어졌던 검찰총장 임명권을 국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고 했었다. 그런 문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싹 다 뒤집었다.

수사 중인 검찰에게 경고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면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선택적 수사'를 지시했던 당사자는 과연 누구였던가. 

문 대통령은 2017년 방산 비리 척결을 시작으로 박찬주 대장 갑질 의혹 사건, 기무사 계엄령 문건,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수사를 직접 언급했다. 김학의, 장자연, 버닝썬 사건에 대해서도 "공소시효가 지난 일도 사실 여부를 가리라"고 수사 방향까지 제시했다. 

청와대 유재수 감찰 중단,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은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 윤석열 사단은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라"는 대통령 말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그 말은 뒤집었다. 허언이었다. 수사 관련 검찰 간부를 학살했다.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직권남용이다.

'윤석열 총장의 3대 의혹 수사팀을 해체하지 말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5일 현재 23만여명 이상이 동의했다. 지난 5일 게시된 해당 청원은 열흘만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3대 의혹이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조국 가족비리 사건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등이다. 

지난 8일 검찰 인사가 단행 이후 동의자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청원인은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것이 개혁인데 요즘 검찰은 역사상 제일 잘하고 있고 국민 대다수가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권력의 시녀 또는 대통령의 충견이 됐던 과거 검찰이 윤석열 총장이 부임하면서 달라졌다고 했다. 이게 국민의 눈높이다.

지금 국민을 가장 불편하게 하는 것은 정부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감싸면 감쌀수록, 검찰을 핍박하면 핍박할수록 의혹은 커진다. 그 자체가 수사대상이다. 국민청원에 답할 때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