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연료로 더 많이 가는 차들의 격전 예상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2일(현지시간) 개막한 2014 파리모터쇼는 한층 더해진 완성차업체들 간의 연비경쟁이 눈길을 끈다. 유럽시장 공략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파리모터쇼는 세계 5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로, 올해 열리는 마지막 모터쇼이기도 하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의 흐름인 연료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꾸준히 개발해온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과 행사가 열리는 프랑스에 기반을 둔 르노와 푸조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모터쇼는 '더 적은 연료로 더 많이 가는 차'들의 격전이 펼쳐지게 됐다.

   
▲ 2014 파리모터쇼에서 현대차는 유럽형 전략차종인 신형 i20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현대자동차

국내 업체들도 소형차를 중심으로 유럽전략 차종 전시에 초점을 맞췄다. 일부 업체들은 불참해 그 비중이 그렇게 커 보이지 않지만 유럽 브랜드들은 다양한 신차와 콘셉트카들을 선보이며 안방 공략에 적극 나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는 유럽형 전략차종인 신형 i20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현대차의 이번 신형 i20에 대한 중요성은 추석연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i20의 생산을 담당하는 터키와 인도 공장을 방문해 "i20가 유럽 판매 지형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제품 고급화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지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생산 i20는 인도 생산 i20보다 고급화 한 것이 특징인데, 이는 유럽 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소형차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이다. 여기에 i20 랠리카가 월드랠리챔피온십(WRC)에서 최초로 우승한 것도 i20의 이미지 상승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 i30 압축천연가스(CNG), i40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HED-9 등도 전시한다.

기아차는 8월 말 출시한 올 뉴 쏘렌토를 유럽에 처음 선보인다. 유럽 전략형 다목적차량(MPV)인 벤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프라이드 상품성 개선 모델도 내놓는다.

쌍용차는 콘셉트카 ‘XIV-Air’ 및 ‘XIV-Adventure’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XIV-Air 및 XIV-Adventure는 3년여 동안 쌍용차가 국내외 모터쇼에서 지속적으로 선보인 XIV(eXciting user-Interface Vehicle) 시리즈의 최종 버전이다. 내년 초 출시예정인 ‘X100’을 미리 예상할 수 있는 기회다.

자국에서 열리는 행사답게 프랑스 메이커가 앞세운 출품작이 주목을 받았다. 르노가 이날 처음 공개한 이오랩(EOLAB)은 1ℓ로 100㎞를 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다.

이오랩에는 100여개 이상의 신기술이 적용됐고 프랑스 정부가 당초 목표로 했던 '2020년까지 ℓ당 50㎞ 주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차를 개발하기 위해 포스코를 비롯한 포레시아, 미쉐린, 콘티넨탈 등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가 머리를 맞댔다고 한다.

   
▲ 포스코가 개발한 경량화 고강도 강판을 적용한 르노 '이오랩'. 신강판을 통해 무게를 400kg 줄였고 신기술 100여개 이상을 접목시켜 1ℓ로 100㎞를 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다./포스코

푸조는 2ℓ로 100㎞를 가는 208 하이브리드 에어 2L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1200㏄급 엔진에 하이브리드 에어 기술을 접목한 차량으로 알루미늄과 탄소섬유 등을 써 기존 모델에 비해 중량이 100㎏ 줄었다. 그룹 내 다른 브랜드 시트로엥 역시 2ℓ로 100㎞를 달리는 C4 칵투스 에어플로우 2L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공기저항을 줄이는 최적화된 디자인에 차체중량을 극도로 줄인 게 특징이다.

도요타는 콘셉트카로 C-HR을 최초로 전시했다. 소형 SUV로 주행성능을 강조한 듯 한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지만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해 높은 연비를 기록한다. 프리우스 후속모델과 시스템을 공유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폴크스바겐 그룹 산하 포르셰는 고가 SUV로는 최초로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신형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를, 폴크스바겐은 중형세단 파사트 GTE를 전시했다.

아우디 등 그룹 내 다른 브랜드와 함께 일제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한 게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충전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이 현재는 물론 당분간 가장 효율적인 친환경차로 각광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규어는 스포츠세단임에도 ℓ당 30㎞ 이상 주행가능한 XE를 이번에 처음 공개했다.

이밖에 아우디가 양산형 모델로 이날 처음 공개한 A6 부분변경모델이나 BMW가 새로 내놓을 2015년형 5시리즈 등 고가 브랜드의 주력차종도 연비가 다소 나아졌다.

인피니티는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유선형으로 디자인해 공기저항을 극도로 줄인 콘셉트카 Q80 인스퍼레이션을 최초로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개발단계에 있는 콘셉트카는 물론 당장 시장에 내놓을 신차를 가리지 않고 연료효율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건 모습이다.

한편, 자동차와 패션을 올해 주제로 내건 ‘2014 파리모터쇼’는 2일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박람회장에서 프레스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전 세계 21개국, 270개 자동차 브랜드가 참가해 세계 최초 공개 모델만 100여 종에 달하는 등 뜨거운 신차 경쟁을 벌인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