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림픽 예선전에서 '박항서 매직'은 없었다. 베트남이 북한에도 패하며 8강 진출은커녕 조 꼴찌로 탈락하고 말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은 16일 밤(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겸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D조 마지막 경기에서 1-2로 졌다.

이로써 베트남은 2무 1패, 승점 2에 머물러 북한(1승 2패, 승점 3)에 뒤져 D조 최하위가 확정됐다. 북한과 베트남은 모두 탈락했다.

같은 시각 열린 UAE와 요르단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두 팀은 1승 2무로 동률이 됐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UAE가 1위, 요르단이 2위로 8강에 올랐다. C조 1위 한국은 요르단과 8강에서 만나게 됐고, UAE가 C조 2위 우즈베키스탄과 맞붙는다.

   
▲ 사진=AFC 공식 SNS


무조건 이겨야 8강을 바라볼 수 있었던 베트남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골을 노리더니 다소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호딴따이가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다 문전으로 크로스하자 쇄도해 들어간 띠엔린이 논스톱으로 밀어넣어 북한 골문을 열었다.

이미 8강 탈락이 확정돼 있는데다 리드까지 빼앗긴 북한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강한 압박으로 중원싸움을 벌이며 만회골을 노렸다.

전반 26분 북한이 동점골을 터뜨렸는데 베트남 골키퍼 부이띠엔동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내준 골이었다. 페널티박스 외곽 먼 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은 북한은 강국철이 직접 슈팅을 때렸다. 강한 볼이긴 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그런데 부이띠엔동이 어설프게 펀칭한 볼이 크로스바와 자신의 뒷통수를 잇따라 맞고 골라인 안으로 들어갔다.

허탈하게 동점을 허용한 베트남은 다시 리드를 잡기 위해 맹공을 폈지만 전반은 1-1로 끝났다.

후반 들면서 박항서 감독은 호앙비엣안을 교체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베트남은 끊임없이 전진했지만 여러 차례 슈팅이 모두 빗나갔고, 북한은 이따금 역습으로 맞섰으나 슈팅으로 연결되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베트남 꽝하이, 호앙득, 하득진 등의 연이은 슈팅이 골문을 외면하거나 북한 수비에 걸리면서 시간만 흘러갔다. 

경기가 막판으로 향하던 중 베트남에는 절망적인 소식도 날아들었다. UAE가 1-0으로 앞서고 있었는데, 요르단이 후반 39분 한 골을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두 팀이 득점을 한 상태에서 비기면 베트남은 북한에 아무리 큰 스코어 차이로 이겨도 8강에 오를 수 없었다. 

베트남은 종료를 얼마 안 남기고 쩐 바오뚜안이 거친 태클로 파울을 범하며 북한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리정규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북한이 2-1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각종 대회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온 박항서 감독은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서 처음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좌절을 맛봤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