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이사철 등 계절적 수요와 맞물려 상승"
입주물량 감소 정시 확대 등 교육제도 개편 영향
   
▲ 1만 가구에 육박하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의 12·16 대책이 한 달을 맞은 현재 시세 9억 이하 아파트값 상승세와 전세시장 불안감은 여전하다. 고강도 규제로 서울 집값을 누르면서 안정세를 타던 전세시장마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남권 세입자들의 경우 폭등한 전셋값을 이겨내지 못하고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올랐다. 전주 0.15%와 비교해 소폭 감소하며 12·16 대책 이후 3주 연속 상승세는 둔화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과 목동 등지의 주요 학군지역과 도심 접근성 양호한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전셋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0.23%)는 대치·일원동, 서초구(0.22%)는 반포·서초동 등 인기 학군지역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지역 중에서도 특히 강남구는 12·16 대책 발표 이후 지난 한 달 간 전셋값 누적 상승률이 2%에 육박할 정도로 뛰었다.  

서초구 1.17%, 송파구 1.09% 순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높았다. 강남4구 이외 지역 중에서는 양천구(0.33%)가 재건축 이슈가 있는 목·신정동 위주, 동작구(0.24%)가 대방동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남 지역에서는 작년 초 입주한 헬리오시티에서 12·16 대책 발표 이후 전셋값 폭등 현상이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 84㎡가 작년 12월 30일 1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같은해 1월과 비교하면 6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의 전용 150㎡는 작년 11월 20일 22억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1월과 비교하면 10개월 새 8억원이나 껑충 뛰었다. 

입주 물량이 줄어든 데다 정시 확대, 자립형 사립고 폐지 등으로 학군 수요가 몰린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실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만 보면 작년부터 입주물량이 급감했다. 2018년 송파구 일대에 9000가구가 넘는 '헬리오시티' 집들이로 총 1만5927가구가 들어섰는데 작년 5147가구, 올해 5986가구로 줄었다.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 등 4752가구의 재건축 이주 수요도 전셋값 급등에 한 몫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현재 전세 매물은 9억5000만∼10억원에 나온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월세를 찾거나 아예 강동구 등지로 밀려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양도소득세와 보유세 등이 강화되면 전세를 줬던 집주인들이 돌아오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 올라 전주(0.07%)와 비교해 상승폭이 더 축소됐다. 기존 규제를 비롯한 12·16대책 영향 및 집값 급등 피로감 등으로 가격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주요 단지들이 대다수 관망세로 돌아서며, 보합 내지 하락함에 따라 인근 및 중저가 단지까지 상승 동력을 잃었다. 

강남 4구는 전주 0.04%에서 이번주 0.01%로 상승폭이 줄며 보합에 가까워졌다. 이 가운데 서초구가 작년 6월 셋째주 이후 30주 만에 보합 전환했으며 강남구(0.01%)·송파(0.01%)·강동구(0.04%)도 상승폭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양천구(0.07%)는 목동6단지 1차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통과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고, 강서구(0.06%)는 가양동 CJ부지 개발 소식으로 가격이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다소 축소됐다.

마포구(0.09%)는 공덕·창전동 등 역세권 단지 위주, 종로구(0.06%)는 창신·무악동 등 일부 중소형 중심의 실수요, 은평(0.06%)·서대문구(0.04%)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위주로 상승했지만 대다수 지역에서 상승폭이 줄었다. 

경기도는 교통 호재 등으로 매매가격 상승폭이 전주 0.14%에서 이번주 0.18%로 확대됐다. 수원 팔달구는 신분당선 연장, 인덕원선 등 교통 호재와 재개발 사업지 위주로 가격이 오르며 1.0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12·16대책으로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을 누르자 비교적 안정세를 탔었던 전세시장까지 불똥이 튄 셈"이라며 "겨울방학 이사철 등 계절적 수요와 맞물렸고, 또 매매수요가 강도 높은 정책 탓에 의도치 않게 전세수요로 남게 되면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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