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확실성에도 ELS 등이 순익에 도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우려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시가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대체로 상승세를 타면서 증권사 실적에도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 6개 증권사들이 전년 대비 급증한 순익을 기록하며 업계 전체의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우려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교보증권은 국내 주요 6개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의 지난 4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약 6870억원으로 추정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는 전분기 대비 2% 소폭 감소하는 순익이지만 전년 동기대비 278% 급증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증권사 실적이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음을 고려하면 매우 양호한 실적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의 경우 4분기 순이익이 약 16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무려 1300% 정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건물매각을 통해 얻은 일회성 이익 약 800억원이 반영된 영향이다. 물론 이와 같은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NH투자증권은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역시 각각 1200억원, 15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공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330%, 1040% 급증한 수준이다. 

또 다른 대형사인 삼성증권의 경우 약 91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40% 늘어난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흑자전환에 성공해 68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양호한 실적은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상품 수익 덕분에 가능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작년 10월의 경우 홍콩 사태가 심각해지고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겹치면서 ELS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불거졌지만, 다행히 11월부터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 가능성을 높이면서 해외 증시가 반등을 시작했다. 

국내 증시의 경우 뉴욕지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반영해 상승하진 않았지만 ELS 조기상환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사 순익에 도움을 줬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ELS 조기상환은 9조 8000억원대로, 전월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통상 ELS 조기상환은 새로운 상품 발행을 야기하기 때문에, ELS 발행액 역시 11월 7조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7%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의 경우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등 증권사 수익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반기까지는 증권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상황에서 시장 거래대금과 신용 잔고 회복세, 1분기 유입될 배당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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