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내정간섭 발언, 동맹관계에 도움 안돼"

송영길 "대사 위치에 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은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정부의 '북한 개별 관광 허용' 등 남북 협력 추진에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게 낫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일제히 ‘해리스 때리기’에 나섰다.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해리스 대사가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 구상에 대해 제재 잣대를 들이댄 것에 엄중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설 최고위원은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한 뒤 “(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정부의 독자적 남북협력 사업 추진 구상에 힘을 실은 것이다.

   
▲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송영길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신선집중’에 출연해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며 “대사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개별관광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다. 대한민국 외교가 미국이 그어놓은 한계선 안에서 노는 외교가 돼선 안 된다”며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개인의 의견인지, 본부의 훈령을 받아서 하는 국무부 공식 의견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직후 해리스 대사의 이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본인의 발언이 주권국이자 동맹국인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오해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깊은 성찰을 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해리스 주한대사가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나 ‘한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부담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졌을 때도 “이때까지 여러 대사를 만나봤지만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처음(이재정 대변인)”, “사실이면 대단히 무례하고 부적절한 행동(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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