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아일랜드·싱가폴·일본·영국 등 서비스 수출 강국 분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우리나라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과 일관된 정책 지원 및 고급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아일랜드, 싱가포르, 일본, 영국 등 서비스 산업 수출 강국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서비스 산업별 수출 강국 사례 분석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19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12.5%의 낮은 법인세율, 폭넓은 연구개발(R&D) 투자 인센티브 등 기업 친화적 조세 환경을 앞세워 글로벌 IT 기업들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의 전초기지가 되면서 세계 1위의 정보통신 및 컴퓨터(ICT) 서비스 수출국으로 발전했다.

영국은 2003년 통신법을 제정해 독립제작사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시작했고 영화·방송·게임·연극 등 8개 분야에 최대 25%의 제작비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 세계 방송 포맷 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2%였던 법인세를 지난해 25%로 인상한데다 R&D 세액공제도 지출 성격에 따라 공제율이 달라 ICT 서비스 산업 발전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3~10%에 불과한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는 드라마·영화 등 영상컨텐츠에만 적용되고, 주력 수출 분야인 게임은 대상에서 빠져있다. 독립제작사의 선급금 및 저작권 보장도 미흡해 관련 산업 생태계가 여전히 미성숙한 상태다.

   
▲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전경/사진=한국무역협회


싱가포르는 △민간 영리 의료법인 제도 도입 △의료 인력시장 개방 △의료법인의 쇼핑몰 등 상업시설 허용 등 정부의 과감하고 일관된 정책을 통한 서비스 효율화 및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로 세계 1위 의료서비스 수출국에 올랐다.

우리나라 역시 병원간 경쟁체제 구축을 통한 공공병원 경쟁력 강화 및 쇼핑·관광 등 부가서비스 연계 등의 과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은 2010년대부터 관광산업을 주요 성장산업으로 인식하고 정부와 민간기업 및 지역주민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지역 관광 경영조직(DMO)을 통해 지역 특색을 살린 마케팅을 펼친 끝에 2008년 관광서비스 수출 세계 26위에서 2018년 9위로 도약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역 관광 상품이 부족해 외국인 관광객 80%가 수도권에 몰리는데다 관광 콘텐츠가 빈약하고 관련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지 못해 관광객 60% 이상이 쇼핑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관광객 재방문율도 일본(59.3%)에 한참 못 미치는 38.6%에 불과했다. 

영국은 구직자 및 재직자 교육 등 산업현장과 연계한 인재양성 시스템이 컨텐츠 수출 강국의 기초를 닦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견습생 제도는 창작에서부터 유통·자금조달·해외진출 등 가치사슬 전반을 아울러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준명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2008년 이후 10년간 세계 서비스 수출이 연평균 3.8% 성장하는 동안 우리 서비스 수출은 0.8% 성장에 그치는 등 서비스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며 "현재 9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획기적인 규제 완화, 폭넓은 인센티브 제공, 서비스 전담 지원기관 설립, 산업별 인재육성 시스템 구축 등 범정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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