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잘 나가던 '스토브리그'가 암초를 만났다. 드라마 자체야 갈수록 흥미진진인데, 방송국(또는 제작진)의 재 뿌리기식 행태가 슬슬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만들었다. 쪼개기 편성과 과도한 PPL(간접광고)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심하게 방해하고 있다.

18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11회는 또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사촌동생을 욱하는 심정에 흠씬 두들겨팼던 권경민(오정세)은 다음날 회장 앞에 무릎을 꿇었다. 회장은 그런 권경민을 감싸주며 드림즈 야구단 해체를 더욱 압박했다. 이에 권경민은 백승수 단장(남궁민)에게 해외 전지훈련 취소 지시를 내렸다.

어떻게든 구단을 끌고가야 하는 백승수는 하는 수 없이 선수단에 고개를 숙여가며 국내 전지훈련으로 대체시켰다. 그러면서도 과거 드림즈 준우승 당시 팀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던 보조 스태프(불펜 포수, 배팅볼 투수, 컨디셔닝 코치)를 우여곡절 끝에 다시 불러모았다. 

그리고 전지훈련 중 바이킹스와 연습경기를 추진, 트레이드 맞상대였던 임동규(조한선)와 강두기(하도권)의 맞대결 빅매치도 성사시켰다. 와중에 프로야구계의 민감한 문제인 선수 약물 복용을 건드려 또 한 번 파란을 예고했다. 악연으로 엮인 백승수와 임동규가 연습경기에서 만난 장면에서 임동규가 과거 백승수처럼 귓속말로 뭔가 얘기하며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 엔딩도 역대급이었다.

   
▲ 사진=SBS '스토브리그' SNS


이야기는 이렇게 잘 흘러갔지만 이날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 가운데 불만을 드러낸 사람들이 적잖았다. 3부 쪼개기 편성도 모자라, 드라마가 끝난 후 광고까지 다 내보낸 다음에야 예고편을 보여준 것에 대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스토브리그'가 각종 화제 속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인기 드라마로 자리잡자 SBS는 17일 10회 방송분부터 1, 2부 편성을 1, 2, 3부로 쪼갰다. 중간 광고로 수익을 더 올리겠다는 의도가 분명한데 옴니버스 구성의 예능도 아니고 흐름이 중요한 드라마에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쪼개기다. 더군다나 드라마 열혈팬들에게 다음회 힌트를 제공하는 예고 영상을 광고 후에 보라는 자막까지 더해 기다리게 만드는 '비매너'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더 심각한 것은 갈수록 늘어나고 노골화되는 드라마 속 PPL이다. PPL이 드라마 제작을 위해 필요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스토브리그'에서는 곱창집, 떡볶이집, 홍삼 브랜드 PPL이 맥락도 없이 과도하게 노출돼 드라마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이 역시 시청자들의 많은 불만을 샀고 방송 후 관련 기사 댓글이나 온라인·SNS를 통해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날 '스토브리그' 11회 3부 시청률은 16.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그 전날 방송된 10회 3부 시청률 17.0%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첫 방송 후 한 번도 시청률이 떨어진 적 없이 자체 최고시청률 경신 기록을 이어오던 드라마가 처음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그저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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