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중요한 관문을 넘어섰다. 요르단을 천신만고 끝에 물리치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19일 저녁(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겸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2-1로 이겼다. 조규성의 선제골과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이동경의 극적인 결승골이 일궈낸 승리였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4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22일 호주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이번 대회에는 3위까지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려있기 때문에 호주를 이기면 올림픽행 확정이며, 호주에 패할 경우 3-4위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이 있다.

김학범 감독은 조규성(안양)을 원톱 배치하고 양쪽 날개에 이동준(부산), 김대원(대구)을 기용했다. 중원에는 김진규(부산), 맹성웅(안양), 원두재(울산)가 포진했고 포백 수비는 김진야(서울), 이상민(울산), 정태욱(대구), 이유현(전남)이 맡았다. 골문은 송범근(전북)이 지켰다.

한국이 전반 15분 선제골을 뽑아낼 때만 해도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진규가 짧게 내준 공을 김대원이 올렸고, 이를 정태욱이 따냈다. 정태욱의 헤딩 패스를 받은 이동준이 헤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달려나온 골키퍼와 부딪히며 공이 흘렀고, 골문 앞으로 향한 볼을 조규성이 높게 뛰어올라 머리로 밀어넣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요르단 측은 이동준의 골키퍼 차징을 주장했으나, VAR(비디오판독) 결과 그대로 골로 인정됐다.

이후 김대원이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리고, 조규성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슛을 쏘기도 했지만 모두 무위에 그치며 전반은 1-0으로 끝났다.

후반 들면서 김학범 감독은 맹성웅 대신 이동경을 투입해 지키기가 아닌 추가골을 노리는 적극적인 선수 기용을 했다.

후반 7분 한국이 추가골 기회가 있었지만 골대가 야속했다. 프리킥 찬스에서 김진규가 오른발로 감아 찬 슛이 요르단의 우측 골대를 강타했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도 달아나는 골을 만들지 못하자 김학범 감독은 장신 오세훈을 이동준 대신 교체 투입했다. 그러나 한국이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사이 요르단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30분 역습 과정에서 칼릴 바니 아티에가 때린 중거리 슈팅이 페널티박스 안쪽에 있던 알나이마트에게 마치 패스를 한 것처럼 연결됐다. 알나이마트가 강하게 찬 땅볼 슛이 한국 골문 좌측 모서리쪽으로 빨려들어갔다.

허탈하게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더욱 거세게 몰아붙이며 골을 노렸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아 야속한 시간만 흘렀다. 김 감독은 마지막 교체 카드로 정승원까지 투입하며 어떻게든 연장으로 가기 전에 경기를 끝내려는 의지를 보였다.

후반 45분 김대원이 날린 회심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골키퍼에 막히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가는가 했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진 가운데 시간이 거의 흘러 종료 1분도 남지 않은 시각에 이동경이 귀한 프리킥을 얻어냈다. 돌파해 들어가던 과정에서 상대 수비에 걸리자 넘어지며 파울을 유도했다.

이동경은 직접 키커로 나서 상대 수비벽을 살짝 넘기며 오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절묘한 슛을 날렸다. 볼은 우측 골대를 스치며 요르단 골네트를 출렁였다.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짓는 극장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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