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새 외무상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지며 북한의 대미‧대남정책에 나타날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부 강경파 출신을 대미 외교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미국과 협상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대미 강경노선을 취한다면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상황에서 외신들도 일제히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0일 “미국과의 협상 경험이 없고, 기본적으로 남북군사회담 전문가인 리선권을 외무상직에 임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따라서 앞으로 북미대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게 됐고, 북한의 대미 입장도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센터장은 “게다가 신임 외무상 리선권은 전통적인 외교 엘리트도 아니고 과거에 장기간 군부의 이익을 대변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향후 북한 외교에서도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려는 군부의 입장이 더욱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리선권이 2018년 남북고위급회담의 북측 대표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사진공동취재단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통일부 장관 출신을 외교부장관으로 등용한 것은 대남관계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우리에겐 긍정적일 수 있는 부분은 남북관계를 아는 인사로 통미봉남에서 견미용남 즉 남쪽을 이용해서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우리가 제시한 남북협력사업에 호응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도 “다만 좀 지켜봐야 한다. 외무상이라도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도 관련 소식이 나온 19일(현지시간) “북한이 최근 외국 대사관들에 신임 외무상으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임명했다고 통보했으며, 곧 공식 발표가 예상된다”고 전하면서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을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군 출신의 강경파 리선권을 외무상으로 임명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접근 방식(tougher approach)을 취할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북한의 대남 관계를 총괄했던 리선권은 상대방을 귀찮게 하는 방법을 아는 인물. 앞으로 북한이 미국을 상대할 때 예의나 정중함은 사라질 것”이라며 “리선권의 외무상 임명으로 당분간 북미 간에 긴장감, 적대감, 자극적인 수사 등이 오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NHK는 “그동안 북한의 대남 관계를 담당해온 리선권은 군 출신의 강경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강경책을 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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