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새해 역점을 두고 있는 ‘북한 개별관광’에 대한 3가지 구체적인 방식을 20일 공개했다. 개별관광을 놓고 한미공조에 파열음이 나오고 있지만 통일부는 이날 “전 세계가 하고 있는 북한 개별관광을 우리국민도 하는 것”이라고 말해 강한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   
 
통일부가 20일 공개한 ‘개별관광 참고자료’에 따르면, 개별관광은 기존 협력사업체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비영리단체 또는 제3국 여행사를 통하게 된다. 개별적으로 북측의 초청의사를 확인한 뒤 정부로부터 방북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부가 구상한 개별관광의 3가지 방식은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개성지역 방문 △우리국민의 제3국을 통한 방문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허용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개성 방문은 남에서 북으로 곧바로 올라가는 방식이 될 것이고, 제3국을 통한 방문은 중국과 유럽 등 국가의 현지 여행사를 통한 관광 패키지에 우리국민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연계관광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될텐데 관광객이 남측의 동해안을 관광하고 출입사무소를 거쳐서 북측으로 가서 금강산, 원산, 양덕, 삼지연 등을 관광하고 곧바로 빠져나가거나 다시 우리쪽으로 와서 빠져나가는 방식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당국자는 “유엔제재 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관광 방식이 되겠다”며 “이 세가지 방식 모두 북한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앞으로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내는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남한의 개별관광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관광객들의 신변안전보장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있다. 2008년 금강산관광을 간 민간인 박왕자 씨가 북학 육군초병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번 개별관광은 사업 형태의 금강산관광과 차이가 있고, 본격적인 관광 재개 시 당국간 포괄적인 신변안전보장이 필요하다”면서도 “개별관광의 경우 비자를 포함한 북한 당국이 발급하는 ‘입국 보증서’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방북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류협력법에 방북 승인 요건으로 ‘북측의 초청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게 돼있고, 우리측 관광객이 북측과 합의서, 계약서, 특약 등이 체결된 경우에 한해 방북을 승인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19년 10월23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한편, 정부는 북한 개별관광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나 미 행정부의 독자제재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 세계가 하고 있는 북한 개별관광을 우리국민에게만 별도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안된다”며 “개별관광은 관광사업 형태가 아니고, 이번에 개별관광을 통해서 창의적 해법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금강산관광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컨더리 보이콧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별관광은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세컨더리 보이콧'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얽힌 제3국 기업과 개인을 겨냥한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제재다.

이 당국자는 ‘유엔 제재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대량 현금(벌크캐쉬)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 방문 시 지불하는 비용은 숙박비·식비 등 현지에서 실비를 지급하는 성격으로 대량 현금 이전으로 보기 어렵지만 외국환거래법상 휴대 금액 규정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 유럽 국가들과 달리 분단국가인 우리는 입장이 다르고, 현재 6명의 국민도 억류돼 있다’는 지적에는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개별관광을 당장 열어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히 높다”며 “정부는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을 해결해야 할 책무가 있고, 접경지역의 경제적 어려움도 감안해야 하고, 사회 수요도 많다”고 답했다.

이날 발표한 개별관광 방식에 대해 북한에 전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북한과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협의할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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