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첫 기자 간담회…디 얼라이언스 4월 가입 목표
   
▲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사진=현대상선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올해 3분기는 전통적인 성수기이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레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배 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에서 지난해 3월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해는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과 초대형선 투입으로 현대상선 재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25% 이상 제고하고 영업이익은 3분기에 흑자로 전환해 4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배 사장은 "연초부터 미국·이란 간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브렉시트 등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물동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복량 증가율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해운시장이 수요 공급에 민감하지만 갑작스러운 변동 사항이 없다면 4분기 역시 흑자 행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환경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4월 현대상선은 세계 3대 해운동맹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에 합류한다. 종전의 2M(머스크·MSC) 얼라이언스의 전략적 협력관계와 달리 디 얼라이언스에서는 의사 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해 주도적인 시장 상황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배 사장은 "디 얼라이언스는 긴급 구조펀드를 만들어 예전 한진해운 사태와 같은 어려움이 발생할 때 대비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상선은 2만4000TEU급 선박 12척을 4월부터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인수하는 선박의 투입 노선은 디 얼라이언스 동맹사와 논의 후 이뤄질 방침이다.

배 사장은 "중국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헤드홀(Head haul)' 물량을 채우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 되돌아오는 '백홀(Back-haul)' 물량을 얼마나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지역별 백홀 영업 전문가를 영입했고 올해부터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배 사장은 "2만4000TEU급 선박의 도입으로 원가 비용 경쟁력이 좋아질 것"이라며 "미래 예측은 쉽지 않지만 운임·유가·수요 공급 등이 현재 예측대로 갈 경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레 내다본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런 상황임에도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현대상선은 앞으로도 원가 절감 노력 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작년 SWAT실·물류서비스전략TF를 신설하는 등 조직 재정비를 통한 기업 체질 개선에 힘썼다. TEU당 50달러 수익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등 비용 절감 노력도 전사적으로 시행했다는 게 현대상선 관계자 전언이다.

이와 함께 올해 7월 오픈을 목표로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상선은 올해 하반기까지 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할 계획도 갖췄다.

현대상선은 블록체인·AI와 같은 IT 신기술 접목 등을 위해 대우조선해양과 기술개발 협력 협약을 체결하는 등 연구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사명 변경 역시 검토 중이다. 배 사장은 "사원 간담회 등을 통해 2월 중에 결정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사명 변경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배 사장은 "여러 방면에서 초보 운전이라고 생각하며 관련 임원·원로들의 조언을 듣고자 한다"며 "또 다시 우리나라 해운 업계에 불행한 사태가 오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상황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갖추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부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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