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자 봉지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횡단한 퍼포먼스가 화제가 되면서 국내 제과업체들의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제과업계의 과대포장을 꼬집기 위해 질소 충전된 과자 봉지 150여 개를 묶어 '과자 뗏목'을 만든 대학생들이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에서 직접 노를 저어 한강을 건너고 있다. / 뉴시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질소 과자’ 논란을 풍자하기 위해 대학생 유성호(26, 공주대 전기4), 장성택(25, 경희대 경영4), 박현수(26·단국대 대학원 건축)씨는 국내 봉지과자를 이어 붙여 만든 뗏목으로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에서 봉지과자 160여 개를 이어 붙여 만든 네모난 뗏목으로 900m를 노 저어 한강 반대편에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대학생들은 “불매운동을 떠나 해학적으로 비판하고 해외 과자의 판매량 증가에 대비해 국내 과자업체도 소비자 중심적인 사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뗏목 제작에 쓰인 과자를 모두 보육시설에 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는 퍼포먼스의 취지에 공감하는 시민 200여 명이 모여 이들을 응원했으며 퍼포먼스는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SNS에는 “질소를 사면 과자는 서비스”, “비상시 뗏목 재료로도 활용 가능한 질소과자”, “질소과자는 제과업체의 소비자 우롱행위다” 등 ‘과대포장’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식 트위터 계정과 ‘코리아 리얼타임' 섹션을 통해 이를 보도돼 해외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제과업체들의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미 수년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지난 1월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 분석 결과 4개 제과업체의 20개 제품 가운데 85%인 17개가 내용물이 포장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 과자는 내용물 부피가 박스 부피의 5분의1인 16.8%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굉장히 높지만 업체들은 전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수입과자로 몰려가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발랄한 퍼포먼스가 업체들에게 경종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 뉴시스

그러나 국내 제과업체 측은 이 같은 과대포장 의혹에 억울하다는 입장과 함께 법규를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과자가 운반·유통·보관 중 부스러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질소를 많이 넣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즉 질소 포장은 제품 보호 때문이라는 것.

제과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를 기만하려 눈속임을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산소가 섞이게 되면 상하기 쉽기 때문에 산소 대신 질소를 충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만큼 과대포장이 아니라 제품 보호를 위한 것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2012년 제과류의 포장공간 비율을 20%, 봉지과자(질소포장)는 35%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품의 포장 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가 이를 위반한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