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황금시대'에서 근대 중국 여류작가 샤오홍(蕭紅·1911 ~1942) 역을 맡은 배우 탕웨이(湯唯·35)는 3일  "평생 잊을 수 없는 촬영이었다"며 "좋은 감독을 만나 좋은 작품을 하고, 좋은 남편과 살고 있는 지금이 내 황금시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 3일 오후 부산 월석아트홀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참가작 '황금시대' 기자회견에서 배우 탕웨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금시대'는 '심플 라이프'(2011)로 홍콩의 거장이며 2일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허안화(許鞍華·67) 감독의 작품이다. 줄거리는 공산주의 운동과 항일전쟁, 국공합작 등 격변이 몰아치던 근대 중국에서 이념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고난받는 여성과 농민의 고통을 섬세하게 그려냈던 천재 작가 샤오홍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과 죽음을 그렸다.

탕웨이는 "작가 샤오홍의 어린 시절과 많은 공통점이 있어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샤오홍이 할아버지의 죽음 소식을 듣고 방에 들어가다 아버지의 발길질에 차이는 부분이 나와요. 나도 어렸을 때 매일 나무에 올라가다 다치고, 부모님께 혼나던 장난꾸러기였거든요" 이어 "샤오홍은 봉건적 시대, 농촌 출신 여성으로서 자신의 사랑에 충실했다. 나는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나 그런 굴곡을 겪지 않아도 됐던 것이 다행스러웠다"고도 했다.

탕웨이는 2007년 화제작 '색, 계' 출연 이후 '친일을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중국 본토에서 한동안 영화에 출연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좋은 작품을 통해 나를 표현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다른 모든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태용 감독과의 결혼생활에 대해 "저와 태용(김태용 감독)은 서로를 만난 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저에게 더 큰 행운이지요. 지금 우리는 행복하고, 앞으로는 영화 일로도 서로 잘 교감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임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