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증권사들이 발간하는 리서치 보고서, 이른바 ‘증권사 리포트’가 최근 6년 사이 2만 건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수익구조가 변화하고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의 숫자와 역할이 감소하면서 증권사 리포트의 양과 질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발간하는 리서치 보고서(리포트) 발간 숫자가 격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2일 자본시장연구원에 의하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발간 건수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으로 증권사가 발간한 리서치 보고서는 2013년 9만 5215건을 기록한 후 2018년까지 하향세를 기록해 7만 694건까지 감소했다. 그나마 작년에는 7만 4148건으로 반등했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사항은 중소형주들에 대한 분석 보고서 발간 건수가 2013년 515건에서 2019년 112건으로 기존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측은 리서치 보고서를 작성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숫자가 꾸준히 줄고 있고, 증권사들이 영업활동을 다각화 하면서 리서치 보고서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 숫자의 감소는 보고서 숫자 감소와 궤를 같이 한다. 현시점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증권사 금융투자분석사는 국내 증권사 소속 977명, 외국 증권사 국내지점 소속 75명 등 총 1052명이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애널리스트 숫자가 1500명을 넘겼다는 점을 생각하면 보고서 숫자보다 하락폭이 더 큰 모습이다. 결국 애널리스트 1인당 연평균 보고서 발간 건수는 2013년 52건에서 지난해 70.5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업무량이 늘면서 분석회사 역시 대형주에 치중되고, 이 가운데 분석의 질 또한 나빠지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달라진 상황 속에서 탄력을 받는 논의 중 하나로는 ‘리서치 보고서 유료화’ 주장이 있다. 지금가지는 보고서들을 공공재처럼 무료로 확산시키는 데 중점을 뒀지만, 이제 일반적인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는 만큼 보다 ‘고급 정보’에 특화된 보고서를 유료로 보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보고서 유료화 등으로 리서치 부문을 수익 사업화한다는 계획이 현실화 되려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서치 보고서 판매를 금융당국에 ‘부수업무’로 등록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유료화가 진행되면 고객들의 심리적 반발에 직면하겠지만, 보고서가 고급화된다는 측면도 함께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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