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학범 대한민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잇따라 빛나는 업적을 내며 명장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한국 U-23대표팀은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겸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결승에 올라 있다. 조 예선을 3전 전승으로 통과했고 8강, 4강전에서 난적 요르단, 호주를 물리쳤다.

결승에 진출함으로써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도쿄올림픽행 티켓을 이미 손에 넣은 한국 축구는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전 세계 최초의 대기록을 세웠다.

사실 이번 대표팀이 이렇게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이강인(발렌시아) 이승우(신트트라위던) 등 주요 해외파 선수를 차출하지 못했고, 젊은 K리거 위주로만 구성됐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어 경쟁팀들은 최강의 전력을 구성해 출전했기에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노련하고 치밀한 김학범 감독은 특유의 지도력을 발휘하며 한국을 대회 유일한 전승으로 이끌며 올림픽 티켓 획득과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 일화 사령탑 시절 K리그와 FA컵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4강 등의 업적을 낸 명장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령탑을 맡아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AFC 홈페이지


김 감독의 이런 빛나는 리더십의 비결은 무엇일까. 선수들의 멘트에서 U-23 대표팀 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의 결승 진출 후 인터뷰에서 조규성은 김 감독에 대해 "저희를 생각하시는 마음이 크신 것 같다"고 했다. 오세훈은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얘기했고, 이동경은 "100점 드립니다"라고 무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그라운드에서는 불호령을 내리며 독려하는 엄한 아버지, 평소 훈련이나 일상에서는 아들뻘 선수들에게 가깝게 다가서며 정을 베푸는 푸근한 아버지. 이런 '100점짜리 아버지' 리더십이 U-23 대표팀을 하나로, 더 강하게 만들어온 것이다.

김학범 감독은 '학범슨'으로 불린다. 오랜 기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세계적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지도 스타일이나 지도력, 성과 등이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김학범 감독은 한국축구에 9회 연속 올림픽 출전 기록을 안겼지만 할 일은 여전히 많다. 당장 26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에서 이겨 한 번도 정상에 올라보지 못한 AFC U-23 챔피언십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도쿄올림픽도 기다리고 있다. '학범슨'의 아버지 리더십이 U-23대표팀을 어디까지 올려놓을지, 팬들의 관심과 기대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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