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이 대한민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27일 새벽까지 이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에서 한국이 연장 접전 끝에 정태욱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대회 첫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의 우승 확정 후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누가 받을 것인지 궁금했다. 한국 선수들은 정상에 오르기까지 고른 활약을 펼쳤고, 김학범 감독은 매 경기 선발을 대거 바꿔 두드러지게 돋보인 선수가 없었다.

MVP로 원두재(울산)가 선정됐다. 막상 원두재가 MVP로 뽑히자 '받을 만한 선수가 받았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는 바로 한국 우승의 '숨은 주역'이었기 때문이다.

   
▲ 사진=AFC 공식 SNS


골을 넣는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인 원두재가 MVP를 받은 데서 그가 이번 대회 한국이 정상에 오르기까지 공수에서 얼마나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는지 알 수 있다.

원두재는 조별 예선리그 1차전 중국전을 제외하면 결승전까지 나머지 5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중원 싸움에서 한국이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았던 원동력이 바로 원두재였다. 

안정적인 수비력, 상대 패스의 길목을 차단하는 능력, 경기 전체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야와 패싱력 등 원두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자질을 두루 갖췄다. 그라운드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소화한 원두재가 있어 한국은 전승 우승의 영광을 이룰 수 있었다.

MVP 수상 후 원두재는 "22명의 동료가 모두 나에게 도움을 줬고, 나도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하려고 한 부분을 좋게 봐 MVP를 준 것 같다"고 기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매 경기 미팅 때 감독님이 지시한 대로 이뤄졌다. 너무도 신기하다"면서 "MVP도 내가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감독님이 말한 대로 열심히 했을 뿐이다. 동료들이 도움을 줘서 받았을 뿐이다"라고 김학범 감독과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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