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학범 감독이 우승 후 말했다. "올해 도쿄올림픽에서는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겠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학범슨'이 그렇게 말했으니 그렇게 될 것이란 강한 믿음을 갖게 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끈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6일 밤 태국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태욱의 헤딩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회는 '김학범 매직'이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 경기 선발진을 대폭 바꿔가며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을 구사하는가 하면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교체카드를 뽑아들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선수 기용술도 보여줬다. 한국이 6전 전승으로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내고 우승까지 차지한 원동력은 바로 김학범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었다.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올림픽 본선 진출과 대회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대회였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김 감독은 사실상 두 마리가 아닌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루 출전 기회를 줘 한국 축구의 미래 자원들에게 경험을 안기면서 '원팀'으로 힘을 합칠 경우 가진 실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값진 교훈까지 가르쳐 준 것.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모든 선수에게 뛸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우리 선수들이 장차 A대표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어서다"라고 얘기했다. 실제 대표팀 엔트리 23명 가운데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만 송범근 혼자 전 경기를 책임졌을 뿐 필드플레이어 21명은 전원 출전 기회를 얻었다. 김 감독의 치밀한 로테이션 작전과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서너지 효과를 일으켜 우승까지 내달릴 수 있었다.

   
▲ 사진=AFC 홈페이지


이런 놀라운 지도력을 보여준 김학범 감독이 도쿄올림픽 목표를 묻자 "지금 올림픽 목표를 정확하게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만큼 이번에는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김학범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고 금메달을 따냈다. 김학범 감독은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 획득과 대회 첫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고 두 가지 목표를 다 완벽하게 달성했다. 

그런 김학범 감독이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으니, '학범슨'의 다음 행보를 믿고 지켜볼 수밖에.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