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산업연구원, 제조사 대상 경기조사 실시…"1Q도 '암울'"
'우한 폐렴' 등 대내외리스크 지속…제도 정비·가격경쟁력 확보 대책 필수
   
▲ 현대중공업지주 스마트팩토리(대구공장) 내부/사진=현대중공업그룹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제조업체들의 비관적인 경기전망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1135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조업 경기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1분기 시황과 매출은 8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소폭 떨어진 것으로, 설비투자와 고용이 상승했으나, 내수와 수출 전망치 하락의 영향이 더 컸다.

업체들은 올해 연간 시황(90)과 매출(94) 모두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고, 수출(97)과 자금사정(90)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헬스의 올 1분기 매출 전망이 유일하게 기준인 100을 넘어섰으며, 2차전지, 화학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정유, 철강, 섬유 등의 분야는 매출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반도체와 2차전지가 바이오·헬스와 함께 100을 넘을 것으로 보이며, 정유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무선통신기기, 가전, 화학 등은 소폭 하락하겠으나,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철강, 섬유업체들은 올해 농사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시황과 경영실적 △설비가동률 및 고용 등 경영활동 △원자재값을 비롯한 외부 여건 등을 조사했으며, 항목별 응답결과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분기 대비 개선, 0에 근접할수록 악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대한상의 BSI 추이/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가 2200여개사를 상대로 조사한 경기전망지수(BSI)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됐다. 올 1분기 BSI(75)는 지난해 4분기 대비 3포인트 상승했으나, 기준치(100)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03)과 제약(100)이 기준치를 상회했으며, 철강(68), 자동차·부품(71), 기계(75), 정유·석유화학(75), 조선·부품(91)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지역별로는 자동차·부품·기계 등이 밀집한 대구, 경북, 경남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며, 충북, 울산, 인천, 경기 등도 좋지 않은 성적표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경제흐름에 대해서도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90%에 달했으며, 보호무역주의, 환율·금리 변동성,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등이 대외리스크로 꼽혔다. 또한 '우한 폐렴'이 중국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추가적인 우려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내수부진, 최저임금 및 주52시간 등 고용환경 변화, 투자심리 위축, 정부규제 등이 경영을 위협하는 요소로 언급됐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누적되면서 기업의 불안심리와 보수적 경영이 확산되는 등 민간의 경제활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산업 곳곳에 자리한 기득권 장벽과 구시대적 법·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의 근본 대책을 통해 시장 역동성 회복에 물꼬를 터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계속돼야 하지만, 글로벌 불황 국면에서는 구매력 저하로 이같은 제품의 판매가 쉽지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업체들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시설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거나 옮기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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