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3313억원… 전년비 67.7% 하락 '쇼크'
사업부 구조조정·제품가격 인상 노력 성과낼까
   
▲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내달 취임 1년을 맞는 안동일 사장은 올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내부에서 적잖은 부담을 갖고 경쟁사인 포스코에서 안동일을 신임사장으로 영입했지만 지난해 바닥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추가 하락이 이어지지 않도록 제품 가격 인상과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실적을 만회해야 하는 부담감이 커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20조5126억원, 영업이익은 67.7% 감소한 3313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2014~2015년만 하더라도 8%를 냈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3.3% 포인트 떨어진 1.6%를 기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한때 톤당 120달러까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못했다"며 "봉형강 부문에서 하반기 건설수요 부진 심화로 철근·형강류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판매단가가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는 증권사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의 성적표를 받았다. 

시장에서 적게는 49억원, 많게는 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한 것과 달리 1479억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실시한 명예퇴직에 따른 비용과 탄소배출권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더해진 부담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현대제철에 영입된 지 1년을 맞는 안동일 사장의 올해 발걸음은 무거울 전망이다. 

현대제철이 2001년 현대차그룹으로 출범한 이후 사장급 인사에 경쟁사인 포스코 출신을 처음으로 영입했지만 이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는 철강 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동시에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 사장은 앞으로 현대제철의 현장과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책임을 맡고 있어 '수익성 확보'란 과제는 더욱 크게 와닿을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올해 2분기를 반등 시점으로 보고 사업구조 개편과 제품 가격 인상, 원가 절감을 통해 체질개선을 꾀하려는 것으로 점쳐진다. 

함영철 영업본부장은 이날 경영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강판 가격은 3만원, 판재류는 2만~4만원 인상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후판 가격도 내달 추가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수익 사업부도 과감히 쳐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업부 구조조정에 대해서 내부 경영진간 검토를 하고 있고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강의 품질 안정화를 통해 원가 절감도 시행한다. 이 관계자는 "특수강사업부는 성과를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는 대표 사업인데 원인은 품질이었다"며 "지난해 하반기 품질이 정상화됨에 따라 올해 자동차용 판매를 늘리는 것과 함께 원가 절감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안 사장은 포스코 시절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만큼 기존 경영본부장 밑에 두었던 프로세스혁신(PI) 태스크포스팀을 사장 직속으로 변경시키는 등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며 "올해 기대되는 부분도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한편 올해 현대제철의 투자 계획은 1조3500억원이다. 신규 투자 설비에 6500억원, 보강 투자 등에 5000억원, 연구 개발(R&D)에 2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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