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공동선대위원장 수락...강원 출마 고심

이낙연, 김두관, 김부겸, 김영춘 등 대표주자 윤곽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불과 두달여 앞두고 주요 인사들의 전략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역별 대표주자를 정해 지역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의 남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지난 30일 이해찬 대표의 총선 ‘공동선대위원장’과 강원 지역 출마를 요청받았다. 이 전 지사는 우선 공동선대위원장직은 수락했지만, 강원 지역 출마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로 꼽히는 이 전 지사는 강원도 평창 출신으로 원주고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 열린우리당 강원도당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발을 들인 이후 18대까지 모두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당선됐으며, 2010년에는 강원도지사로 당선됐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0일 오후 여의도의 한 식당 앞에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만찬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전 지사는 강원 지역 출마에 대한 확답을 피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의 출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그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민주당은 강원 지역에서 든든한 기둥을 마련하게 된다.

경남지역은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이 나섰다. 그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을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양산을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 담긴 낙동강 벨트의 핵심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김 의원은 “다시 한번 지역주의의 십자가를 지겠다”며 “낙동강 전투의 승리만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싸워 온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님과 수많은 분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고 50년 민주화의 역사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15 총선에서 경남 16개 지역구 중 7~8곳 정도는 “해볼 만한 정도의 징표가 나오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3석을 확보했다.

다만 지난 2012년 경남도지사를 중도 사퇴한 것은 김 의원에게도 부담스러운 점이다. 그는 “다시 돌아가는 것은 도민들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김두관 의원 페이스북
이 밖에도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서울과 호남을,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대구·경북과 부산은 김부겸, 김영춘 의원이 각각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은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통해 일찌감치 김부겸, 김영춘 의원을 ‘대선주자’로 평가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바 있다.

남은 곳은 전통적인 ‘캐스팅보트’인 충청이다. 이 대표가 세종시에서 재선을 지냈지만, 차기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구나 선거 전체를 총괄해야 하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충청지역에만 머물 수도 없다. 이 대표는 이 전 지사에게 충북까지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전 지사가 “그것은 제 역량을 넘어선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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