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변인 출신 인사들, 총선 앞두고 논란

"청와대 대변인 꼬리표, 항상 입에 신경 써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대통령의 입’으로서 정부를 대변하는 청와대 대변인 출신 인사들이 4·15 총선을 앞두고 연이어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대변인을 지낸 인사들 중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총 4명이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대변인을 지낸 윤창중 전 대변인은 대구 동구을에,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전 대변인은 공주·부여·청양에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전북 군산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고민정 전 대변인은 출마를 선언했지만, 아직 출마지역은 정해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천 연수을 재선 도전이 사실상 확정정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5명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명분을 갖고 출마 선언을 하고 있지만, 막말, 성추행, 말실수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박수현 전 대변인은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가 ‘내연녀 공천 의혹’이 제기되면서 후보직에서 자진사퇴했다. 이후 같은 해 7월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일했고, 지난해 6월 퇴직했다. 

박 전 대변인은 당시 불륜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당원 오영환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오 씨는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흑석동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세 차례나 공직선거후보검증위의 ‘계속 심사’ 판정을 받았다. 최근 상가 매각 차익 3억7,000만원을 장학재단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도부는 그의 출마 여부를 두고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투기 논란이 재점화될 경우 수도권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에서 김 전 대변인에게 불출마를 권유한 직후 청와대로부터 불만이 제기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당·청 갈등설’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신속히 진화에 나섰지만, 그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고민정 전 대변인은 원종건 씨의 ‘미투 논란’에 대해 “당 대처가 빨랐다”, “당이 이번 선거를 얼마나 중요하고 절박하게 보는지 알 수 있다”고 발언했다가 ‘본질을 외면한 발언’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그 발언이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사과를 한 날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이 가해졌다.

   
▲ /사진=민경욱 의원 페이스북

박근혜 정부의 대변인 출신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해 동구을 선거구에서 탄핵이 원천무효인지 정당한 것이었는지를 국민들에게 심판받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그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은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2013년 박 전 대통령 방미 일정을 수행하던 도중 현재 대사관의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사건에 휘말리며 취임 2개월여 만에 경질됐다. 그는 현재까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당 의혹은 미국 검찰이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기소하지 않으면서 묻혔다.

민 의원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코로나 맥주 회사에서도 바이러스에 관한 질문 좀 그만하라고 욕까지 하지 않습니까.^^ 지금 맥주 회사랑 한 판 붙어보자는 건가요?"라고 글을 올리며 한 장의 이미지를 올렸다. 해당 이미지는 ‘코로나 맥주’의 공식트위터 계정처럼 보이지만, 해당 계정은 가짜 계정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1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청와대 대변인은 단순 직책을 넘어 대통령을 대변하는 ‘청와대의 입’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면서 “전·현직을 떠나 항상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 때문에 항상 ‘입’에 신경을 쓸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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