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커버드본드 4조 발행…발행액 1% 이내 예금으로 인정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4조원에 가까운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가운데 올해도 적극적으로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예대율 규제가 도입됨에 따라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금으로 인정받고 예대율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 자료=금융위원회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올해도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총 2조12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SC제일은행 8000억원, 신한은행 5000억원, 우리은행 3000억원으로 은행들은 4조원에 달하는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올해도 시중은행들은 커버드본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커버드본드를 발행하지 않았던 하나은행의 경우 자금담당 본부장이 지난해 인터뷰를 통해 올해 2조원 정도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은행들도 필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 것은 올해부터 적용된 신예대율 규제 때문이다. 예대율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에 대한 대출금의 비율로 은행의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은행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기 위해 이 수치를 넘으면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 서울 중구 충정로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으로 금융당국은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에는 가중치를 15% 주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줄여준다.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기업으로 자금 흐름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부분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100% 안팎으로 가계대출 규모가 큰 은행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예금을 늘리거나 가계대출을 줄여야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예대율을 적용할 경우 은행들의 평균 원화예대율은 3%포인트 정도 올라간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은 예금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커버드본드가 규제를 피하기 위한 은행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채권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커버드본드로 확보한 장기·저금리의 자금으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공급을 확대하기를 기대하고 커버드본드 발행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에게 원화예수금의 1% 이내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금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커버드본드 발행시 발행분담금도 면제해준다. 은행들은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예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고 예대율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금융위는 커버드본드 발행 추이를 고려해 원화예수금으로 인정해주는 한도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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