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탈환 노리는 민주당, 청와대 출신들 대거 출마

호남 기반 군소야당, 생존 위해 발 빠른 통합 움직임

여전히 호남 지분 보유한 안철수, 호남에서 재신임 가능?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을 앞두고 호남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이끌며 호남의 압승을 이끌었던 안철수 전 대표가 신당 창당으로 독자 행보를 택하면서 호남은 새로운 맹주를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호남 탈환’이 최우선 과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군소야당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대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대선에 불출마하고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승부수를 던졌음에도 패배한 아픔을 씻어낼 수 있는 기회다.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호남 총선 역할론’이 가시화된 가운데, ‘문재인’ 간판을 등에 업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호남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접수 현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태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출마자 44명 가운데, 12명(전북 4명, 전남 3명, 광주 5명)이 호남에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당 내에서도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양지’인 호남으로 몰리는 것을 탐탁치 않아하는 분위기다. ‘총선용 스펙을 위해 청와대 근무 이력을 활용한 것’이라는 불만이다. 민주당은 일단 공천적합도 조사에서 전‧현직 대통령 이름이 포함된 명칭의 사용을 금지시키며 갈등을 조기 진화했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어 당내 경선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원혜영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이나, 공관위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지금은 공격을 받게 되어 있다. 이를테면 당나귀 팔러가는 부자의 형편”이라고 말했다.

호남 기반 군소야당, "안철수에 대한 호남 여론은 최악" 속도 내는 통합 행보 

안철수 전 대표의 신당 창당으로 야권 내 진보진영에서도 통합을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통합에는 각자도생보다는 민주당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더 유리하다는 심리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5일 "제3지대 중도통합이 긴밀히 협의 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전날 “4·15 총선 2달 전인 이달 중순까지, 즉 다음주까지는 적어도 3당 통합 선언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바른미래당 상황이 정리되는 게 남아 있다. 그 이후에는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고 반응했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월20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바른미래당의 안철수계 의원 7명은 모두 국민의당 출신이다.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자신이 여전히 호남에 남아있는 만큼 어떻게든 연관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안 전 대표가 과거와 달리 호남에서 ‘안풍’을 일으키기 힘들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최경환 대표는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호남을 버리고 또 우클릭 노선을 가면서 지금 안 전 대표에 대한 호남 여론은 최악”이라면서 “적어도 호남에서 안 전 대표의 영향력, 선거에서 파급 효과를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이어 “진솔하게 사죄하고 백의종군을 해도 호남인들 마음을 돌릴까 했는데, 지금 ‘내가 모든 걸 다 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더더욱 멀어지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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