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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살려달라"…서울시, 소상공인 목소리 새겨 들어야
대한민국 공구 메카…일방적 재개발은 생계·산업생태계·도시 다양성 훼손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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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0-02-06 1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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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소상공인연합회 백년가게수호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한 청계천 소상공인들은 지난달 31일 청계천 일대 재개발과 관련해 일방적인 재개발 중단과 산업생태계 보전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서울시 등에 촉구했다.

청계천은 해방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구, 철물 판매상과 공업사들이 밀집한 곳으로, 이곳에서부터 전국으로 공업 물품들이 팔려나가는 우리나라 공구 메카로 자리하여 왔다. 그런데 서울시가 청계천을 비롯한 을지로에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청계천·을지로 일대의 수천의 사업자와 수 만명의 종사자들은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해있다. 

이미 상당부분 재개발이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시행사는 세입자인 소상공인들에게 수억에서 수십억의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사업자 통장을 차압하는 등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았다.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석 달 만에 이 지역 400여 점포가 철거되는 속도전이 벌어졌는데, 현재 쫓겨난 점포의 20%가 넘는 100여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재개발로 밀려난 상인들이 공구거리 주변의 빈 점포를 찾아 몰리면서 주변 임대료가 치솟고 있으며, 먼 곳으로 이주하는 상인들도 늘어났지만 기존의 사업네트워크를 잃어버려 폐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상황인 것이다. 

청계천에 있는 철공소와 공구상들은 실과 바늘 같은 관계로, 옆집에서 재료 가져와서 가공하여 옆집으로 넘기며 거미줄 같은 긴밀한 사업 네트워크를 만들어 왔다. 

   
▲ 청계천 일대 소상공인들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관수교사거리 앞에서 열린 '청계천 소상공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가게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계천 재개발은 이 긴밀한 산업 생태계를 해체하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며, 이곳을 떠나면 폐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다. 이와 관련하여 청계천 소상공인들은 비대위를 만들고 소상공인연합회와 연대하며 오랜 활동을 벌여왔다.

수 십차례의 기자회견과 농성으로 이 사안이 이슈화 되었고, 필자가 직접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한 직후인 지난해 1월 박 시장은 용산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청계천·을지로 일대 재개발 전면 중단과 협의체 구성을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혀 진전이 없으며, 협의체 구성조차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상공인 세입자들을 향한 시행사의 압박은 여전히 진행중에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청계천 소상공인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며, 소상공인들은 박원순 시장이 1년전의 약속을 지켜 재개발 중단과 실질적인 협의체 구성 등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청계천 소상공인들이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키며 일구어온 청계천 공구거리는 그 자체로 소중한 우리의 산업문화유산이다. 무작정 재개발이 능사가 아니라, 오랜 역사를 지닌 청계천 공구거리를 산업문화유산특구로 지정하여 고유의 산업생태계를 보전하고, 산업과 전통이 공존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원래의 약속대로 이를 위한 구체적 시행을 위해 협의체 구성과 새로운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생존을 걸고 싸우는 청계천 소상공인들에 대한 제대로된 응답이라 할 수 있으며,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일이 될 것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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