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교역 푸르지오 SK뷰 견본주택 오픈 취소…사이버 모델하우스만 공개
소비자들 "수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면서 제대로 볼 수 조차 없냐"며 불만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견본주택 개관이 줄줄이 연긱되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주택형 관람을 대체하고 청약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문을 연 경기도 수원의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견본주택 내부 풍경.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분양 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직격탄을 맞았다. 개관 예정이던 견본주택은 일정 연기가 잇따르는 데다 일부는 온라인상으로만 주택 평면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SK건설은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먼저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견본주택 오픈을 취소했다. 주택형 관람은 홈페이지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자는 사회적 여론을 감안한 조치다. 

견본주택 개관은 취소됐지만 청약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해당 단지는 오는 7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다음, 14일부터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개관한다. 이어 1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9일 1순위 청약, 20일 2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청약 당첨자들에 한해서는 향후 별도로 견본주택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GS건설도 오는 7일 열 예정이었던 ‘대구 청라힐스자이’의 견본주택 개관 시기를 21일로 연기했다. 다만 그때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추이가 나아지지 않을 경우 견본주택을 취소하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할 방침이다.

중흥건설 또한 2월 중 분양 예정이던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의 견본주택을 열지 않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부터 계속 일정이 연기됐던 만큼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일정을 더욱 늦추기는 어렵다는 데 따른 판단이다. 

견본주택 연기 또는 사이버 관람 대체라는 선택은 비단 건설사뿐만의 생각은 아니다. 소비자들 역시 “다수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억원대의 아파트를 청약하는데 견본주택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는 게 말이 되냐며 사이버 관람 보다는 일정 연기가 바람직하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다. 

수원 거주중인 50대 A씨는 “최근 인근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청약에서 떨어진 뒤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견본주택 오픈만을 기다렸다”면서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지역이라 청약에는 도전할 생각이지만, 견본주택도 제대로 못 본 채 청약을 넣는다는 게 영 찜찜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당첨되면 오를테니 제대로 볼 수 없더라도 무조건 넣고 보라는 이야기 아니냐”면서 “건설사가 ‘로또 청약’을 부추기는 느낌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 역시 사이버 모델하우스만으로 청약 일정을 강행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 분양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일정을 강행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면서 “수억원의 돈을 들여서 사는 자산인데 제대로 된 견본주택도 보지 못한 채 사이버 모델하우스만 보고 구매한다는 건 소비자들에게 불리하다”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사이버 모델하우스의 경우 나이가 많은 어르신 등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분들은 제대로 확인조차 하기 힘들다”면서 “신종 코로나 국면이 진정될 때까지는 일정 자체를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