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어, 모두투어 등 도산 루머 돌기도, 취소 문의에 정신없어...빠르게 변화하는 여행시장 잡지 못해 위기에 취약성 드러난 측면도 있어
   
▲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자유투어 현재 상황 악화로 인해 일부 경영진 사퇴. 일부 여행사들은 곧 문을 닫을 거라고 함. 모두투어 구조조정 중. 이제는 손님이 환불해도 돌려줄 돈 없음. 레드캡 희망퇴직 받고 있음. 내일투어 직원들 무급휴가 권장."

최근 SNS 메신저 등을 통해 돌았던 내용 중 일부이다. 이 내용에 언급된 해당 기업에서는 '루머'라고 일축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가 확산하면서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의 대규모 취소가 발생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여행업계는 타업종과 비교해 규모 면에서나 재무 건전성 면에서 매우 취약해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가 연일 악화하면서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1월과 2월은 겨울방학이나 졸업 등이 맞물려 여행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이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로 여행을 준비했던 많은 사람이 여행을 대거 취소하면서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여행사에서는 한창 여행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해야 할 시기에 취소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중화권 여행상품에 대해서는 취소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일부 고객들의 경우 동남아 지역에 대해서도 취소수수료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여행사에서 동남아 지역 여행상품은 약
6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이스산업·여행 관광산업·이벤트산업·관련 서비스산업이 도산 위기에 처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에는 "여행업계는 국내외 예약 취소에 따른 피해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고, 마이스(MICE), 이벤트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돼지열병에 이어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행사가 모두 취소되고 있어 업계의 파산 위기에 생계의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대부분 중소기업인 여행업계의 줄도산이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많은데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도산과 같은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투어도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무급휴가 신청을 받기도 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여행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여행 시장 판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중소기업에 머물러 있어 신종 코로나 사태와 같은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는 여행사뿐 아니라 항공, 면세점 등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만 지원하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여행 시장은 모바일 시장의 확대와 함께 플랫폼 시장으로 급격히 변하면서 익스피디아, 아고다, 중국의 트립닷컴(구 씨트립) 등 글로벌 여행 기업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여행업계는 여전히 패키지 상품 판매 위주로 매출을 올리며 변화하는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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