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실화탐사대'에서 파헤친 텔레그램 N번방의 실태가 대중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여성 인권의 사각지대, 텔레그램 N번방의 실체에 대해 추적했다. 

누군가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고 텔레그램 채팅방을 들어간 최주희(가명) 씨는 자신의 성관계 영상이 공유되고 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곳에는 자신의 본명은 물론 SNS 프로필 등 개인 신상을 알 수 있는 정보들이 있었고,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 여성들의 불법 촬영물까지 공유되고 있었는데. 도대체 그 채팅방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주희 씨는 "SNS를 통해 친구 신청이 이상하게 많이 오긴 했다. 뜬금없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너 예쁘더라' 이런 식으로 연락하기도 했다. 유흥업소에서 일해보라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밝혔다.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실화탐사대' 팀은 채팅방을 모니터한 결과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성착취, 성노예 영상을 접할 수 있었다. 또한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음란물 방에 모여 그것들을 보고 조롱하며 즐기고 있었다. 과연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일까.

한때 텔레그램 N번방을 운영했던 김재수(가명) 씨는 '실화탐사대'에 직접 제보를 해왔다. 그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텔레그램의 경각심을 알리는 데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수 씨는 "N번방에는 아동에게 아주 가학적인 영상들이 있었다"며 "피해자의 연령대는 13살부터 17살까지, 피해자는 약 70명 정도다. 음부에 칼로 글자를 새기는 잔인한 장면도 나와 있었다. 상상하기 힘드시겠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유포되고 있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그렇다면 텔레그램 N번방을 처음 기획한 이는 누구일까. 텔레그램 N번방 최초 신고자 A씨는 "갓갓이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이 N번방을 처음 기획한 사람이다"라며 "트위터에서 미성년 여자애들을 데리고 성노예라고 부르며 협박을 하고, N번방에 들어갈 만한 사진과 동영상을 제작한다"고 증언했다. 여성들의 SNS 계정을 해킹해 개인 정보를 빼낸 뒤 이를 도구 삼아 협박했다는 것.

갓갓이 사라진 뒤에는 더욱 악랄한 이가 나타났다. '박사'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은 급전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고액 알바를 미끼로 주민등록증과 나체 사진을 요구한다고. 이후 협박을 통해 성착취 영상을 강요하고, 이 영상들을 팔아 고액의 수익을 챙긴다는 증언이다.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이현숙 탁틴내일 청소년성폭력상담소 대표는 "(음란) 촬영물의 경우 재생될 때마다 강간이 재연되는 것과 같다. 특히 디지털 영상은 원본과 사본의 구별이 없고 무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계속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물리적인 폭력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며 디지털 성범죄에 경종을 울렸다.

'실화탐사대'는 실화여서 더욱 놀라운 '진짜 이야기'를 찾는 본격 실화 탐사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5분에 방송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