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정권 심판론'에 이낙연 그저 '민생행보'

'정치 1번지' 종로, 3명 대통령과 굵직한 정치인 배출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에서 여야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vs 황교안’ 빅매치가 성사됐다. 그것도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격돌한다. 양측은 일찌감치 날 선 공방을 벌이며, 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2일 홀로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어려운 첫걸음을 뗐다”면서 “반드시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이번 종로에서 꼭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날 조용한 현장 행보를 이어가면서 황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삼갔다. 대신 자신과 황 대표를 둘러싼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하면서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 평창동 한 은행에서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당사자뿐 아니라 당 차원에서도 총력전을 예고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대표가 출마한 이상 한국당이 모든 당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당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이 전 총리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종로에서 정세균 현 국무총리와 경쟁할 당시 서울 지역 다른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패배한 기억이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1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같은 실수를 두 번 할 수는 없지 않겠냐”며 종로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종로’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대권주자 후보들의 격돌’이라는 것과 함께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종로구는 ‘청와대’를 품고 있으며,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3·4··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빈 자리는 1998년 진행된 재보궐 선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당선됐다.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정세균 총리는 19대 총선에서 종로구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20대 총선에서는 오세훈 전 시장을 상대로 12.88%p의 득표율 차를 보이며 당선됐다. 이 기세를 몰아 정 총리는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다. 또한 박순천, 장면, 김두한, 유진오, 정대철, 이종찬, 박진 등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굵직한 정치인들이 종로를 거쳤다.

   
▲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시민과 아침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낙연 전 국무총리 페이스북

21대 총선에서는 이 전 총리가 출발이 좋은 분위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54.7%, 황 대표는 34.0%의 지지를 각각 기록했다. 중도층에서도 이 전 총리는 57.5%, 황 대표는 34.2%로 나타났다.

이 전 총리가 승리하면 전직 총리와 현 총리 간 종로구에서 ‘바통 터치’가 이뤄질 수 있으며, 황 대표가 승리하면 ‘문재인 정권 심판’과 동시에 당내 기반을 확실히 다질 수 있다. 물론 양측 다 ‘대권 직행’이라는 최고의 선물도 갖게 된다.

한편, ‘뉴스토마토’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7일과 8일 사이 종로구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대결 조사는 ARS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 7.0%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 수준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