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을 계기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연쇄적으로 진행한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모였던 한‧미‧일 외교장관이 독일 뮌헨에서 다시 만나는 것으로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대북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한반도 비핵화 등 3국 현안과 함께 양자간 외교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특히 일본과의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그간의 현안뿐만 아니라 현재 일본 크루즈 선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협력사업의 필요성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워킹그룹회의에서도 금강산 개별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외교 당국은 한‧미‧일 공조 틀 안에서 미국과 일본의 협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월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만나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갖기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외교부
특히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철회 문제 등에 대한 협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 장관은 모테기 외무상에게 수출규제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거듭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무역 당국은 지난해 12월 16일 도쿄에서 한 차례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가졌을 뿐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유예는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는 것을 조건으로 한 잠정적 조치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일본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은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 마련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동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온 미국이 이번 회의에서도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한미외교장관회담도 15일에 개최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 중이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이 워낙 빡빡해 정식 회담은 쉽지 않고 풀어사이드(pull aside·약식회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간에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지난 13일 뮌헨 출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어떤 논의를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회가 있으면 현안을 좀 짚어보고, SMA(방위비분담금협정) 협상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나눌 이야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를 넘기며 기존 협정이 만료된 SMA의 경우 주한미군이 늘어지는 협상을 이유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가를 통보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협정 공백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양국 협상팀은 지난달에 개최된 6차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후속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강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다자주의를 주제로 하는 MSC 메인 세션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다자주의 강화 논의와 관련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을 설명할 예정이다. 우리 외교장관이 MSC 메인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발언하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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