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식욕억제 목적으로 사용하는 '로카세린' 성분의 의약품이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된다. 국내에서 로카세린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은 일동제약의 '벨빅정'과 '벨빅엑스알정' 2개 품목이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보사항과 조치내용을 참고해 로카세린 성분을 함유한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해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 계획을 알리고 의약전문가에게 처방·조제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의 위해성(암 발생 위험 증가)이 유익성(체중조절 보조)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해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의약품이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처방·조제되지 않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을 통해 처방·조제를 차단하였고, 마약류취급자(약 5만여 명)에게 문자메시지로 관련 정보를 직접 전달했다.

의약전문가에게는 로카세린 성분 의약품의 처방 및 조제를 중단하고, 암 발생 위험과 복용 중지에 대해 환자에게 안내할 것을 요청했다. 또 현재 이 성분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복용을 중단하고 의약전문가와 상담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16일 안전성 서한을 통해 국내 의약전문가와 환자에게 로카세린 성분 의약품을 처방할 때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 고려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미국 FDA는 로카세린 성분 의약품의 안전성 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에서 위약 대비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조사에 자발적 시장 철수를 요청했다. 

5년간 약 1만2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위약 투여군에 비해 로카세린 투여군에서 더 많은 환자가 암을 진단받았다는 것이다. 

로카세린 투여 환자 5995명 중 462명(7.7%), 위약 투여 환자(5992명) 중 423명(7.1%)에서 원발암(처음 생긴 부위에서 자란 암)이 진단됐다. 

또 로카세린 투여군에서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 일부 암 발생률이 높았다. 또 치료 기간이 증가할수록 위약 대비 암 발생률의 차이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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